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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심각한 일손 부족에...일본, 올봄 '이사 난민 발생'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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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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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올봄 이사철에 희망하는 날에 이사하지 못해 숙박시설 등에서 생활하는 ‘이사 난민’이 대량 발생할 수 있다는 경보음이 나오고 있다. 트럭 운전사의 일손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성수기 수요를 맞추지 못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사업체들은 거래 기업들에게 이사 시기를 분산시킬 것을 요청하는 등 대응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27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이사업체단체인 전일본트럭협회는 3월24일부터 4월8일까지를 ‘특히 혼잡’ 시기로 전망했다. ‘혼잡’은 3월17~23일, 4월14·15·21일. ‘약간 혼잡’은 3월1~16일, 4월9~13일, 4월16~20일로 예상했다. 일본에선 4월1일부로 관공서나 기업이 인사이동을 실시하고, 신입 사원의 취직이나 새 학기도 이때 시작되기 때문에 연간 이사 건수의 3분의 1 가까이가 이 시기에 집중된다. 협회는 “올해에는 희망일을 맞추는 이사업체를 찾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가능하면 혼잡기를 피해 이사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예년보다 봄철 이사 대란이 우려되는 것은 심각한 일손 부족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으로 인한 택배업의 성황으로 운전사의 부족이 심화하고 있는 데다 힘든 일을 기피하려는 풍조 때문에 아르바이트 직원들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인력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택배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에 나서면서 택배업계로 이동하는 이사업체 운전사들이 늘었다.

도쿄 주오(中央)구에 본사가 있는 이삿짐업체 애플은 봄 이사철에 대비해 매년 100명 이상의 운전사를 확보했지만, 올해는 예년의 9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아르바이트 학생들도 쉽게 모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올봄 성수기에 수도권에서 홋카이도나 규슈 등으로 가는 장거리 이사 건은 받지 않기로 했다. 회사 측은 “이사 의뢰 100건 이상을 거절해야 할 것 같다”면서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요금도 급증해 원하는 일정에 이사할 수 없는 사람이 예년보다 훨씬 많이 나올 것”이라고 NHK에 말했다. 이미 인터넷상에는 “이사업체 예약을 하기 힘들다” “요금이 너무 비싸다” 등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사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내몰리고 있다. 최대 이사업체인 사카이이사센터는 법인고객에게 봄 인사 이동 시기를 분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트이사센터도 이사 시기를 늦출 경우 요금 할인을 검토하고 있다. 일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요금을 올리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니폰츠운과 야마토홀딩스는 성수기에 독신 이사의 할증 요금을 2000엔(약 2만원)에서 5000엔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인상분은 운전사나 아르바이트 직원 보상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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