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총선 앞두고 우파 득세 / 伊 극우 동맹당 지지율 13% / ‘反EU’ 오성운동은 27% 달해 / 헝가리 우파 여당도 인기 높아 / “난민은 毒” 오르반 3연임할 듯
파시즘 반대 시위 지난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파시즘·인종주의 반대시위 참가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다음달 4일 치러지는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극우·포퓰리즘 정당이 약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밀라노=EPA연합뉴스 |
유럽 전역에서 극우·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하고 있다. 특히 총선을 앞둔 이탈리아와 헝가리에서 반(反)난민 정책 강화 등을 내세운 정당이 약진하고 있다. 이를 우려하는 세력이 결집하면서 혼란도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전역에서 파시즘과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로마와 밀라노, 시칠리아 섬 팔레르모 등 주요 도시에서 119개의 집회가 열렸다고 내무부는 밝혔다. 로마에만 경찰 3000여명이 배치되는 등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시위는 다음달 4일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약진하는 극우·포퓰리즘 정당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5년 전 총선에서 4% 득표에 그쳤던 극우정당 동맹당은 최근 몇년 사이 이어진 반난민 정서에 편승해 지지율이 13%를 넘나들고 있다. 동맹당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 이탈리아형제당(FDI)과 우파연합을 형성하고 있다.
전날 동맹당의 밀라노 유세에도 약 5만명이 결집했는데, 반난민을 주장하는 마테오 살비니 동맹당 대표는 유세에서 “집권하게 되면 불법 난민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살비니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우파연합 수장을 노리고 있다.
기성정치 타파를 내걸고 2009년 창당한 오성운동은 단일 정당으로 가장 높은 27.8%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환경·인권 등에서는 극좌 경향이지만 난민 정책 강화 및 유로화 반대 등을 내세워 반체제 포퓰리즘 정당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3년 총선에서 25%를 득표한 오성운동이 이번 총선에서 ‘타 정당 연대 배제’ 원칙을 꺾으면 집권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오는 4월 8일 총선을 치르는 헝가리는 유럽에서 반난민 정서가 유독 강하다.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피데스의 지지율이 압도적이라서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3번째 연임 가능성이 높다. 난민을 ‘독’이라고 비판해 온 오르반 총리는 유럽연합(EU)의 난민 유화정책을 비판하고 시민단체를 통제해 여당으로부터 독재자라고 비판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네 번째 총리 도전을 공식화했다. 2015년 유럽 난민 위기 때 난민 유입을 막았다는 점 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피데스 지지율이 최근 32∼34%로 소폭 하락했지만, 요빅이나 사회당 등이 지지부진하면서 피데스가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총선에서 피데스가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면 독자적 법안 처리가 가능해진다. 오르반 정부의 우향우도 더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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