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탈리아에서 다음달 4일(현지시간) 실시되는 총선을 앞두고 난민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범죄에 대한 두려움, 침체된 경제, 집권 세력에 대한 혐오 가운데 난민 문제가 이탈리아 총선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난민 문제에 대해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중도좌파 성향의 집권 민주당(PD)은 전통적인 텃밭이던 움베르티데 같은 지역에서도 표 이탈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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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난민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최전선에 있는 국가다. 지난 2011년 이래 아프리카·중동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입국한 난민만 75만명이 넘는다. 오랜 경기 침체로 실업률이 11%, 청년실업률이 35%에 달하는 상황에서 난민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이탈리아 국민들의 피로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데모스 앤드 파이(Demos & Pi)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탈리아인의 43%는 난민이 공공 질서와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2015년 같은 조사 때 응답률보다 10%포인트 높아진 비율이다.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이탈리아의 범죄율은 오히려 17% 감소했지만, 국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우파 정당들은 수십만 명의 불법체류 난민들을 내쫓겠다고 공약하며 표심을 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전진이탈리아(FI), 반(反)난민·반(反) EU를 내세우는 극우 동맹당(Lega), 이탈리아형제당(FDI)이 손을 잡은 우파연합이 지지율 38% 안팎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최다 의석을 확보할 전망이다.
좌와 우로 나눠진 기성 정치권을 싸잡아 비난하며 2009년 창당한 오성운동은 지지율 28%선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집권 민주당의 지지율은 23%대에 그치고 있다.
WSJ은 “난민 논쟁이 이탈리아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움베르티데 지역 민주당 지도자 루시아 라눈콜리는 “이 작은 지역에서조차도 다른 사람들과 멀어지는 증오의 감정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감정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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