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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심석희 일어나라’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성패가 그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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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는 명실상부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쇼트트랙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메달밭있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2014 소치까지 7번의 올림픽 중 5번이나 ‘금빛 계주’를 선보였다. 1992 알베르빌(캐나다 우승) 때는 여자 계주에 참여하지 않았기에 사실상 중국(2010 밴쿠버)에만 한 번 우승을 내줬을 뿐이다. 1994 릴레함메르부터 2006 토리노까지 ‘태극 낭자’들은 3000m 계주에서 4연패에 성공했고, 지난 2014 소치에서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2010 밴쿠버에서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것은 한국이었지만, 실격이 선언되면서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겼다.

이번 평창에서도 전망은 매우 밝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여자 3000m 계주에서 세계랭킹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올림픽 전에 치러진 4번의 2017~18시즌 월드컵에서도 2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은메달과 동메달도 1개 따냈다.

게다가 지난 10일 열린 준결선에서는 넘어진 상황에서도 1위로 결선에 진출하며 차원이 다른 기량을 뽐내기도 했다. 전체 27바퀴 중 23바퀴를 남기고 ‘막내’ 이유빈(17)이 넘어지면서 다른 세 팀에 거의 반 바퀴 가까이 뒤쳐졌지만, 이미 자신의 차례를 소화한 최민정(20)이 순간적인 기지로 손으로 터치한 뒤 맹추격을 시작했다. 최민정의 역주에 자극을 받은 나머지 선수들도 본래의 기량을 되찾으면서 앞선 팀을 하나 둘 따라잡은 끝에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외신들도 한국 여자 대표팀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을 정도로 멋진 역전극이었다.

세계일보

이번 계주의 관전포인트는 최민정과 함께 여자 대표팀의 ‘쌍두마차’로 꼽힌 심석희(21)의 부활이다. 심석희는 자신의 취약 종목이었던 500m에 이어 세계랭킹 2위에 올라있는 주종목인 1500m에서마저 혼자 미끄러져 넘어지는 실수를 범하며 2개 종목 연속 예선 탈락했다. 최민정과 함께 가장 중요한 1,2번 주자에 배치될 것이 유력한 심석희가 이번 올림픽에서의 부진을 극복하고 제 페이스를 되찾아야만 여자 계주에서의 완벽한 우승이 가능해질 수 있다. 심석희는 4년 전 소치에서도 2번 주자로 나서 레이스 막판 1위를 달리던 중국 선수를 제치며 여자 계주 금메달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한 바 있다. 심석희가 소치에서으 활약을 이번 계주에서 재현해 보인다면 남은 1000m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는 중국이 꼽힌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없이 은메달 1개에 그치고 있는 중국으로선 이번 계주에서 다양한 변칙 기술로 우리 대표팀의 앞길을 막아설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계주 멤버를 놓고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 준결승에서는 ‘맏언니’인 김아랑(23)이 빠지고 최민정, 심석희, 이유빈, 김예진(19)이 출전했다. 메달을 받으려면 반드시 한 번은 레이스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에 결승에서는 김아랑이 투입될 예정이다. 최민정과 심석희는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하는 만큼 이유빈과 김예진 가운데 한 명이 벤치에서 동료들의 선전을 응원할 것으로 보인다.

강릉=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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