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2 (토)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위대한 여정 끝낸 '빙속여제' 이상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가 시상식 후 관중들에게 미소 짓고 있다./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장민서 기자 = ‘빙속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의 올림픽 3연패를 향한 위대한 여정이 끝났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그는 이미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이상화는 18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100m 구간을 가장 빠른 10초20의 기록으로 통과했지만 세번째 코너를 돌면서 살짝 삐끗하는 실수로 속도가 줄었다. 이상화는 “레이스 초반 세계신기록을 수립할 때처럼 속력이 잘 나왔지만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실수가 나왔다”며 “이미 끝난 경기니 괜찮다”고 밝혔다.

레이스를 마친 이상화는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그런 그를 고다이라가 끌어안고 “잘했어”라며 격려했고, 관중들이 “울지마”라고 다독였다. 이상화는 “금메달을 못 따서 슬픈게 아니라 3연패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도 ‘할 수 있다’고 되뇌었다”고 ㅂ말했다.

이상화는 성치 않은 양쪽 다리로 경기에 나섰다. 이미 오래전부터 그의 왼쪽 무릎은 연골이 손상돼 계속 활액이 찼고, 오른쪽 종아리는 하지정맥류 증상을 보였다. 다행히 지난해 3월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고 떨어졌던 기량을 다시 회복했다.

올림픽 3연패는 실패했지만 이상화는 이미 지금까지 이뤄낸 업적만 봐도 충분히 전설로 불릴만한 선수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땐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 최초였으며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했을 때도 이 또한 아시아 최초였다. 한국 선수 중 동계올림픽 단일 세부종목에서 3개의 메달을 목에 건 것도 이상화가 처음이다. 2005년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자신의 이름을 알린 16세 소녀가 서른을 바라보는 현재까지 10년 넘게 정상에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부상에 시달리며 정상을 지켜온 그에게 ‘다시 볼 수 있을까’라는 기대는 미안함을 넘어서 가혹한 강요가 될 수도 있다. 이상화는 그간 평창 동계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말해왔다. 그는 4년 후 베이징올림픽에서 고다이라와 경쟁하길 바라냐는 질문에 “생각해본 적 없다. 지금 끝난 올림픽부터 제대로 쉬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경기장에서 더 볼 수 있냐는 질문에는 “은퇴라고 말씀드리기는 뭐하고 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은 있을 것 같다”고 밝히며 여운을 남겼다.

이상화는 19일 자신의 SNS에 “나는 너무도 수고했고 길고 긴 여정도 잘 참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그의 말대로 그동안 수고가 많았고, ‘올림픽 3연패 도전’이라는 긴 여정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