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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평창]고다이라의 귓속말 “I still respec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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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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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평창특별취재팀 조희찬 기자] “I still respect you(나는 널 여전히 존경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가 끝난 18일 밤. 새 챔피언 고다이라 나오(일본)는 울고 있는 ‘빙속 여제’ 이상화(29)에게 다가가 어눌한 한국말로 “잘했어”라고 말한 후 후 영어로 “나는 널 여전히 존경해”라고 속삭였다. 이상화는 그의 품에 한참을 안긴 뒤 감정을 추스렀고 고다이라에게 “(나도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상화와 고다이라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상화는 언론 인터뷰에서 고다이라를 ‘그’로 칭하며 “비교하지 말아주시면 안될까요”라고 언론에 정중하게 부탁하기도 했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한 선수다. 항상 그에게 라이벌은 ‘나 자신’이었다. 그가 이같은 부탁을 한 이유도 고다이라 나오를 의식하고 경계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집중하겠다는 각오이기도 했다.

4년간 이어진 긴 여정을 마친 이상화는 이날 밤 이제야 무거운 짐을 내려놨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모처럼 ‘그’였던 고다이라 나오의 이름을 불렀다. 이상화는 “나오가 2007년쯤에 한국에 놀러왔는데 우리는 절친했고 한국에 초대할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며 “나오가 먼저 내게 ‘존경한다’고 말했다. 나도 ‘너는 1500m도 탔고 1000m도 탔다. 500m에서도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상화는 그동안 평창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것을 암시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후 ‘경기장에서 더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기회가 있을 것 같다”며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도 있다는 여운을 남겼다. 고다이라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할 거냐’는 이상화의 질문에 “네가 하면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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