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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가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금메달만큼 값진 은메달'과 함께 마무리했습니다.
앳된 얼굴의 여고생이던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여자 500m에서 '깜짝 5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눈물의 금메달,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압도적인 2연패, 평창올림픽에서의 아름다운 은메달까지 '위대한 여정'이 일단락됐습니다.
올림픽에서 위업을 이룬 많은 선수가 그렇듯, 이제 이상화에게도 자연스럽게 '다음 올림픽에도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게 됩니다.
특히 스타의 퇴장을 아쉬워하는 많은 팬은 이상화가 평창올림픽에서 보여준 기량을 유지해 이웃 나라에서 열리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달려 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화는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7차례 여자 500m에 출전해 은메달 5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냈습니다.
예전 같은 '압도적 최강자'는 아니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입니다.
평창올림픽에서 이상화의 최대 경쟁자인 고다이라 나오(일본)가 30대를 넘겨 전성기를 맞은 것을 생각하면 이상화의 활약은 앞으로 길게 이어질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하게 됩니다.
이상화와 주변 사람들은 이미 평창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거라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이상화는 그간 다양한 인터뷰에서 "조국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인 만큼 은퇴를 미루고 준비했다"며 평창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것이라고 암시해 왔습니다.
이상화의 부모님도 "우리 딸의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말하며 이상화가 은퇴를 앞두고 있다고 수 차례 이야기했습니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이상화는 유럽·북미 선수들보다 열세인 체격 조건을 딛고 정상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신체적으로 많은 무리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왼쪽 무릎 등 신체 곳곳에 찾아오는 부상과 싸우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상화는 밴쿠버 올림픽을 마친 뒤에도, 소치올림픽을 마친 뒤에도 은퇴를 고려하다가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전을 이어갔습니다.
이미 올림픽 2연패의 신화, 고국에서 열린 첫 동계올림픽 무대에서의 질주 등 그간 세웠던 목표들을 이뤄낸 이상화에게 계속되는 도전을 강요하는 것도 가혹한 일일 수 있습니다.
오래 준비한 레이스를 끝낸 어제(18일), 이상화는 일단 본인은 '끝'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상화는 "경기장에서 더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기회는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상화는 "은퇴라고 말씀드리기는 뭐하고, 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을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말했습니다.
4년 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고다이라와 경쟁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도 "생각해본 적 없다"며 "지금 끝난 올림픽부터 제대로 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상화는 그러면서 "작년에 고다이라에게 '평창 끝나고 베이징올림픽에도 출전할 거냐'고 물었더니 고다이라가 '네가 하면 한다'고 했다"며 "그때는 정말 재밌게 넘겼다"며 웃기도 했습니다.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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