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이 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0m 경기를 마친 후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18. 2. 11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예외가 없다. 스피드 스케이트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은 하나같이 피니시라인을 통과하자마자 유니폼 상의 지퍼를 내린다. 이상화도 경기를 마치면 손이 지퍼에 먼저 가고 이승훈도 마찬가지다. 더워서 그럴까. 아니면 팬들에게 야무진 몸매를 자랑하고 싶어서일까. 그러나 지퍼를 내린 유니폼 안에는 땀을 흡수하는 언더셔츠만 보인다. 그렇다면 언더셔츠에 어필하고 싶은 문구라도 적어 놓았을까. 그러나 그곳엔 브랜드 로고만 보인다.
사실 선수들이 지퍼를 내리는 이유는 자신의 몸을 옥죄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스피드 스케이트는 1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종목이다.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해 기록을 단축하기 위한 과학이 유니폼에 숨어 있다. 이전의 유니폼이 단순한 쫄쫄이에 그쳤다면 현재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은 매우 강력하게 선수들 몸을 압박한다. 그것도 ‘ㄱ’자 형태로.
스피드 스케이트 경기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면 출전 선수들은 한결같이 허리를 굽힌 상태에서 주행한다.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유니폼도 레이스의 특성과 강한 압박을 통한 근수축 효과를 고려해 ‘ㄱ’자 형태로 디자인됐다. 실제로 선수가 유니폼을 벗으면 ‘ㄱ’자로 꺾여 있는걸 확인할 수 있다. 선수들은 경기중에 자신의 신체를 강하게 억제한 유니폼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퍼부터 내린다. 그래야 허리를 꼿꼿이 펼 수 있고 질주하느라 가빴던 숨도 제대로 달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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