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홈런군단 SK의 퍼즐…정의윤, 4번타자로 반등할 수 있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SK와이번스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군단이다. 지난해 팀홈런 234개로 KBO리그 한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엄청난 기록이다. 팀 당 한 시즌 144경기를 치르니까 산술적으로 경기당 1.63개의 홈런을 때린 셈이다. 팀 홈런 2위 두산(178개)과의 격차도 무려 56개나 됐다. 최하위 LG(110개)와는 두 배 이상 차이다.

10홈런 이상을 때린 타자도 무려 9명이나 된다. 간판타자 최정(31)은 46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 자리에 올랐다. 5월에 합류한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33)은 31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신흥거포 한동민(29)도 29개의 대포를 가동했다. 8월 중순 시즌아웃됐기에 풀시즌을 치렀다면 30홈런도 충분히 넘길만한 페이스였다.

매일경제

SK와이번스 정의윤. 사진=SK와이번스 제공


하지만 홈런군단 SK에도 고민이 있다. 바로 4번타자다. 홈런타자는 4번타자라는 이미지가 강할 정도로 4번은 타순에서 가장 강한 타자가 맡게 된다. 하지만 SK는 지난해 위력감을 주는 4번타자가 없었다. 2016시즌 4번타자로 나섰던 정의윤이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홈런왕 최정은 4번보다는 3번에서 잘하는 선수다. 지난해도 3번타자로 주로 나서 홈런을 45개 생산했다. 4번타자로는 1개 밖에 치지 못했다. 로맥은 5번에서 잘 쳤다. 타율은 0.206에 불과했지만 29개의 홈런 중 18개를 쳤다. 4번으로서 타율은 0.280으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홈런은 5개에 불과했다. 그나마 한동민이 4번으로 나섰을 때 타율 0.324 홈런 11개였다. 5번으로 나섰을 때도 홈런이 11개였다. 그러나 SK는 올 시즌 한동민을 2번에 배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물론 4번 자리에 따라 변수가 생길 수있다.

4번타자는 정의윤의 반등에 달렸다. 2016년에는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311, 27홈런, 100타점을 올리며 팀 4번타자 역할을 소화했던 정의윤은 지난해 시즌 초반 2군에 떨어지면서도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1, 15홈런, 45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4번타자로서의 위압감에서는 아쉬움을 남긴 성적이었다. 더구나 시즌 후 FA자격을 취득한 정의윤은 4년 총액 29억 원(계약금 5억원·연봉 총액 12억원·옵션 12억원)에 SK에 잔류했다. 옵션이 보장액과 같은 선수로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는 계약내용이었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서 진행하고 있는 SK 스프링캠프에서 정의윤은 2018시즌 반등을 위해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정의윤은 4번 체질인 선수다. 2016년 전경기 출전 중 5번타자로 7타수만 기록했을뿐 전부 4번타자로 출전했고, 지난해 기록이 퇴보하긴 했지만 4번으로 나섰을 때 홈런 9개 타점 22개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정의윤은 “지난해 공을 너무 제자리에서 쳤다는 느낌이다. 자연스럽게 스윙해도 되는데 받쳐놓고 치려는 것에 많이 신경을 쓰다 보니 평상시에 잘 되었던 부분들도 리듬이 잘 안 맞았던 것이 있다. 지금은 리듬감을 더 살려서 자연스럽게 칠 수 있도록 보완하고 있다”며 “팀에서 나에게 수비나 주루를 기대하기 보다는 타격 쪽에서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나 역시 타격 부분에 대해서 많이 신경 쓰고 있다. 배팅 훈련을 하면서 가장 많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중심이동과 발사각도이다. 중심이동을 좀 더 스무스하게 가져가고, 발사각도를 더 좋은 포인트로 만들어서 작년에 좀 부족했었던 부분을 보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시즌 각오로 “작년에 팀에 많이 도움이 되지 못했었다고 생각하기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올해는 팀이 정규시즌에서 더 높은 곳에 올라간 다음, 포스트시즌에서 더 높은 곳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정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제 내가 연차가 어느 정도 찬만큼 내 개인적인 운동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먼저 나서서 후배들을 챙기면서 리더십 있는 모습을 보이고, 선배님들과의 관계도 잘 꾸려가면서 팀이 하나로 뭉칠 수 있게 선후배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려고 한다. 베테랑과 신진급이 잘 어우러진 팀이 강한 팀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팀이 조합이 잘되게 하는 것이 올 시즌 큰 목표”라고 다짐했다. 정의윤의 활약을 지켜볼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