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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평창 동계올림픽 G-24]살과의 전쟁 속에 살 떨리는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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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엄격한 식단 관리로 악명…거식증으로 조기 은퇴 선수도

스키점프, 최적의 몸무게 위해 1년 내내 ‘다이어트 모드’ 유지

경향신문

몇몇 동계올림픽 종목은 그야말로 살 떨리는 과정을 거쳐야만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단지 추운 곳에서 운동해서가 아니다. 스피드와 화려함으로 대표되는 동계스포츠도 엄격한 식단 관리로 악명이 높다.

동계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피겨스케이팅은 빙판 위 미적인 요소만큼 몸무게가 경기력에 주는 영향이 크다. 체중이 가벼울수록 연기에 유리한 것은 물론이고, 폭발적인 점프 뒤 착지하는 데 있어 무릎과 발목에 주는 부상 위험도 줄일 수 있어 체중 감량 또는 유지를 위한 선수들의 노력이 병행된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피겨 선수들의 식이장애 실태를 전하는 기사에서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1위를 차지한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러시아)가 19세의 나이에 조기 은퇴를 선언한 이유가 거식증이라고 전했다. 소치 올림픽 스타인 그레이시 골드(미국)도 지난해 8월 식이장애와 우울증 치료를 위해 그랑프리는 물론 평창 올림픽 출전을 포기할 만큼 ‘직업병’으로 선수 생명을 위협받는 선수가 적지 않다.

스키점프도 “마음껏 먹어보는 게 소원”이라고 할 정도로 선수들이 배고픔(?)과 싸워야 하는 종목이다. 스키점프에서 체중은 체공 시간과 비행거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몸은 가볍고, 스키가 길수록 비행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경기 시작 전에 쓰러지는 선수들이 속출했던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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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제스키연맹(FIS)에서는 체중에 따른 장비 기준을 만들었다. 기준보다 몸무게가 가벼우면 스키가 짧아지고, 반대로 몸이 무거우면 경기력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스키점프 선수들은 최고 길이의 스키를 활용하면서 최대 비행거리를 낼 수 있는 최적의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이 숙제다. 체중 변화로 고가의 맞춤 장비를 수시로 바꿀 수도 없어 체중 유지에 들이는 노력이 남다르다. 이 때문에 여자는 초등학생 같은 작은 체구의 선수가 많다. 남자는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이 대다수다.

게다가 스키점프는 다른 종목과 달리 비시즌이 없어 1년 365일 내내 다이어트 모드다. 보통 하루 세 끼는 챙겨 먹지만 운동선수로는 양이 절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과식, 야식은 금물, 심지어 저녁을 거르면서 운동한다.

스키점프 대표팀 맏형인 최흥철은 “야식을 잊은 지 오래다. 잘못 먹어서 우리들 키가 안 큰 것 같다”며 고충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식욕마저 넘어선 그들의 땀과 노력을 펼쳐보일 평창 올림픽은 이제 24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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