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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도전하는 태극전사](11)스키점프 - 완전히 새 됐어, 8초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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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도 못해도 1m에 2점…더 멀리 나는 ‘V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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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1980년대 후반 미국프로농구(NBA)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신기의 기술을 선보였다.

상대코트 끝에서 출발해 드리블하며 달려온 뒤 자유투 라인 앞에서 날아올랐다. 이른바 ‘에어 조던’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조던은 분명 나는 것처럼 보였다. 약 6m를 날았고, 체공시간은 0.92초로 계산됐다.

스키점프는 진짜로 난다. ‘에어 조던’보다 훨씬 멀리, 훨씬 오래 난다. 그리스 신화 속 이카로스 부자가 꿈꿨던 인간의 원시적 본능에 가장 가까운 종목이다. 남자 라지힐 종목의 최고 기록은 250m가 넘는다. 하늘을 나는 시간은 약 8초나 된다. 1903년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기 플라이어 1호의 기록은 12초, 36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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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아름답게 날아야 높은 점수

알파인 스키와 달리 스틱이 없다. 커다란 스키를 신은 채 출발대에서 주행을 시작해 점프대 끝에서 도약한다. 날개를 펼치듯 스키를 펼친 뒤 날아 착지하는 종목이다. 보다 멀리, 아름답게 날아야 높은 점수를 얻는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 노멀힐, 라지힐, 여자 노멀힐, 남자 팀종목 등 4개 종목이 열린다.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는 라지힐(K125), 노멀힐(K98) 등 2개의 코스에서 경기가 열린다. K 뒤의 숫자는 일종의 기준점(K-포인트)이다. 라지힐에서는 125m 이상 날아야 한다. 추가 1m에 2점씩 주어진다. 모자라면 1m당 2점씩 감점이다. 노멀힐은 98m가 K-포인트다.

점수는 비행거리와 비행스타일을 판단해 5명의 심판이 20점 만점으로 채점한다. 최고·최저 2명을 뺀 3명의 평균 점수가 최종 점수가 된다. 비행자세도 중요하지만 착지의 안정성이 중요하다. 도약을 위한 주행구간의 속도는 시속 90㎞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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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도, V, 한쪽 무릎

멀리 날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각도다. 두 팔을 쭉 뻗어 몸에 붙인 채 상체를 약간 숙이는 게 최적의 자세다. 이때 허리를 기준으로 상체와 하체의 각도는 평행(180도)보다 약간 숙인 160도가 이상적이다.

스키는 날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양력 최대화를 위한 각도를 유지해야 한다. 스키의 각도는 진행 방향 평행면을 기준으로 30도가 이상적이다. 이때 스키와 하체의 각도는 약 20도다. 평행면과 하체가 이루는 각도는 50도가 된다.

스키 모양의 V자를 만들어야 한다. 과거에는 평행한 모양의 ‘11자’ 스타일이 유행이었지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V자를 만들었을 때 양력을 최대 28% 더 받을 수 있다. 11자 형태보다 비거리가 10% 늘어난다. 몸무게도 가벼울수록 유리하다. 오스트리아 그라츠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키점프 선수 몸무게가 1kg 가벼워질 때마다 비거리는 2∼4m 늘어난다. 이 때문에 스키점프는 키와 몸무게에 따라 스키 길이에 제한을 두는 규정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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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층 건물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종목이기 때문에 착지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잘못 떨어지면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다.

착지하는 순간 두 무릎을 굽히는 게 아니라 두 팔을 벌리면서 한쪽 무릎을 굽힌다. 착지 때 충격을 최소화하는 이 자세는 이른바 ‘텔레마크 착지’라고 부른다. 노르웨이 텔레마크 지방의 이름을 땄다. 내미는 발은 자기 발 크기만큼, 좌우 넓이는 스키 넓이 2배 이내여야 감점을 당하지 않는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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