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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차포 빠진 명단을 들고서 전체에 긴장 불어 넣은 신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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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신태용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올해 첫 대표팀 소집명단을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22일부터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8.1.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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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 월드컵이 열리는 2018년 들어 처음 소집되는 신태용호의 면면이 공개되는 자리였으나 보통 때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 비하면 긴장감이 떨어졌다.

의무차출 기간이 아니었기에 유럽파를 부를 수 없고, K리거들 중에서도 군입대(김민우, 이명주)나 소속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참가 때문에 호출할 수 없는 이(염기훈, 권경원)도 적잖았다. 끝까지 기회의 문은 열려 있는 곳이 대표팀이라지만, 월드컵 개막이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오는 22일부터 터키 안탈리아에서 진행되는 국내파 중심의 전지훈련을 통해 누군가가 입지를 확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중간중간 날카로운 비수를 던지면서 선수단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총 24명의 소집인원을 발표했다. 무려 19명이 K리거였고 J리거 4명(김승규, 정우영, 장현수, 정승현)에 중국파 1명(김영권)이 가세했다.

신 감독은 "지금은 새로운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과 얼마나 유연한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포괄적으로 봐야할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상황,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니 더 많은 인재풀을 내 머리 안에 넣기 위해 새 인물들을 가미시켰다"면서 "최대한 많이 보고 월드컵에서 찾아올 수 있을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체적인 지향점을 밝혔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만약과 변수를 대비해 일종의 '보험'을 만들어 놓는 측면이 꽤 큰 시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 바늘귀를 통과하기 위해, 반전을 만들기 위한 도전자의 자세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있는 신 감독은 우회적으로 기존 인물들의 악착같은 분발을 촉구했다.

오랫동안 수비진의 터줏대감으로 활약하다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에 제외됐던 김영권을 복귀시킨 이유를 언급하는 과정부터 차가웠다.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심리적으로 좀 안정이 필요하다"면서 잠시 김영권에 대한 판단을 보류했던 신 감독은 먼저 "일단 쉬면서 안정을 좀 취하지 않았을까 싶다"는 말로 복귀 배경을 전했다.

그러나 이내 "그러나 김영권도 터키 전지훈련에서 뭔가 보여줘야 할 것이다. 아무런 타이틀이 없는 훈련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을 펼쳐보여야 한다"면서 "자신도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멤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감독의 마음을 움직여야한다"는 말로 명성에 기대서는 곤란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비슷한 예는 또 있었다.

최근 K리그로 유턴한 박주호(울산)와 홍정호(전북)가 소집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 역시 '이름값'이 발탁의 기준이 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신 감독은 "두 선수가 좋은 선수들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나 역시 대표팀 코치 때부터 두 선수를 지켜봤기에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한동안 경기를 제대로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을 바로 대표팀에 뽑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이제부터 K리그 선수들과 같이 경쟁을 하고 그것을 이겨내야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다. 그런 과정 없이 이름 하나로 대표팀에 뽑힐 것을 기대했다면 안 된다"면서 "팀 하나 옮겼다고 대표팀에 들어오는, 그런 것은 없어져야한다"라며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김영권에게 했던 주문과 같은 맥락이다.

결국 명성에 의한 무임승차는 없고, 실력이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는 유일한 길임을 다시금 강조한 셈이다. 당장 소집되는 선수들을 겨냥한 말이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바다 건너 유럽이나 중동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도 뜨끔할 이들이 분명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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