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 평창올림픽 성화, 직접 들고 달려보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중앙일보 스포츠부 김지한 기자가 13일 서울 종로 인근에서 '농구 스타' 방송인 서장훈과 성화 봉송을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꿈을 키우는 여학생 4명도 성화 봉송에 함께 참여했다. [사진 코카콜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길이 77.7cm 성화봉에 불이 활활 타오르자 거리의 시민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체감 온도 영하권의 추운 날씨에도 거리에는 '평창올림픽 화이팅!' '힘내라! 평창'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은 그렇게 서울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시민들을 하나로 묶었다.

지난해 11월 1일 국내로 들어온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가 봉송 74일째를 맞은 지난 13일, 서울에 입성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만에 한국을 찾은 올림픽 성화는 이날 마포·종로·동대문·용산을 거쳐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오는 23.4km 봉송 거리에 155명이 달렸다. 14일엔 북촌한옥마을·서울성곽 등을 거쳐 잠실종합운동장에 안치됐다. 기자는 서울 봉송 첫날, 종로 SK 빌딩 앞에서 서울글로벌센터까지 약 200m 구간을 봉송 주자로 참여해 직접 뛰었다.

중앙일보

중앙일보 스포츠부 김지한 기자가 13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가진 평창올림픽 성화봉송 전, 성공적인 봉송을 위해 코카콜라 응원스태프의 응원을 받고 있다. [사진 코카콜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중앙일보 스포츠부 김지한 기자가 13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가진 평창올림픽 성화봉송 전, 성공적인 봉송을 위해 코카콜라 응원스태프의 응원을 받고 있다. [사진 코카콜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중앙일보 스포츠부 김지한(오른쪽) 기자가 13일 서울 종로 인근에서 2015년 의정부 화재 당시 '의인' 이승선 씨에게 평창올림픽 성화 불꽃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코카콜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평창올림픽 성화봉송에 참가한 '의인' 이승선 씨(가운데). [사진 코카콜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평창올림픽 성화 주자는 모두 7500명이다. 남북한 인구를 모두 합친 인구(7500만명)를 의미한다. 서울 봉송 첫날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 걸그룹 I.O.I 멤버 전소미, 사격스타 진종오 등 재계 인사, 스포츠 스타, 연예인들이 대거 나섰다. '농구 스타' 출신 방송인 서장훈 씨는 "세계적인 큰 행사는 대한민국이 늘 잘 치러왔다. 이번에도 역사상 가장 훌륭한 겨울올림픽을 치러낼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서 더욱더 훌륭한 올림픽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그러나 의미있는 사연을 안고 성화봉을 들고 뛴 시민도 많았다. 기자의 다음 주자로 나선 이승선(53) 씨는 지난 2015년 1월 사상자 130여명이 발생했던 경기 의정부 화재 당시 밧줄을 이용해 시민 12명의 목숨을 구한 '의인'이다. 이 씨는 "'힘찬 대한민국' '힘찬 평창'이라는 뜻으로 '파워팅'이라는 응원을 보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츠를 통해 꿈을 키우는 고교생들도 봉송주자로 참여했다. 코카콜라 장학생으로 이날 서장훈 씨와 함께 달린 윤해인 양(17)은 "추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줬다. 좋은 추억이 됐다. 평창올림픽에 도전하는 선수들 응원도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13일 평창올림픽 서울 지역 성화 봉송에 참여한 전소미. [사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성화 봉송 주자는 실수와 사고 없는 봉송을 위해 준비부터 체계적으로 한다. 봉송 전 유니폼을 갈아입고, 토치 키스(앞 주자가 다음 주자에게 불을 연결하는 것)하는 방법 등을 교육받는다. 이어 버스 안에선 토치 키스를 함께 하는 주자들끼리 아이디어를 모으는 시간을 갖는다. 무게 1318g의 평창올림픽 성화봉은 실제로 들어보니 다소 무거웠다. 긴장감을 가지면서도 거리에 있는 시민들과 지인들의 응원에 주자들은 즐기는 마음으로 올림픽 성화를 무사히 이었다.

중앙일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서울 둘째 날인 14일 오전 서울 북촌한옥마을에서 영국인 멜리사 피어슨 씨가 성화봉송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구간마다 각 200m 안팎씩 달리는 성화 봉송 주자는 혼자만 뛰는 게 아니다. 성화 봉송 상황을 진행하는 '플레임 서포터' 1명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보안 주자 4명이 봉송 주자 주변에서 함께 달린다. 보안 주자는 봉송 지역의 경찰청에 소속된 경찰관들이 뛴다. 성화 봉송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코카콜라, 삼성전자, KT 등 프리젠팅 파트너사들의 대형 차량에선 거리에 나온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함께 진행한다. 성화 봉송 주자가 뛰는 모습은 유투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를 촬영하기 위한 영상팀도 있다. 그밖에도 주자들이 유니폼과 성화봉을 옮기는 수송 분야, 봉송 경로를 사전에 점검하는 일을 전담하는 분야 인력 등을 모두 합치면 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봉송 주자 옆에서 뛰는 플레임 서포터다. 플레임 서포터는 봉송 주자와 즉석 인터뷰를 진행한다. 봉송 주자의 긴장을 풀어주면서도 모두가 함께 하는 축제같은 봉송을 위함이다. 플레임 서포터로 평창올림픽 성화 봉송을 함께 하고 있는 선민지(23) 씨는 "수천명의 봉송 주자들 마다 각자 사연들이 다르고, 다양한 경험들을 갖고 있으시더라. 새로운 만남을 통해서 새로운 걸 알게 되는 반가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성화봉은 지난해 11월 1일 봉송 이후 단 3번밖에 꺼지지 않았다. 전 대회인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땐 80여차례나 불이 꺼졌고, 2016 리우올림픽 땐 일부 구간에서 시민이 성화봉을 향해 물을 끼얹어 불이 꺼지는 사고가 수 차례 있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사고 없이 축제처럼 진행되고 있는 평창올림픽 성화 봉송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성화 봉송하는 임금님'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행사에서 황실문화회 종친회 이홍배 이사장이 어가행렬로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 2018.1.13 mon@yna.co.kr/2018-01-13 20:21:38/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1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성화봉송 행사에서 드론이 성화봉송을 하고 있다. 드론을 다룬 사람은 드론레이싱 챔피언 김민찬 군이었다. [사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1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인근에서 평창올림픽 성화봉송에 나선 제임스 최(가운데) 주한호주대사와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해밍턴(오른쪽 둘째). 김지한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01일간 전국 138개 지역, 2018km 구간을 샅샅이 훑고 있는 평창올림픽 성화는 30년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지역 축제로 승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13일엔 300여명이 조선시대 어가행렬을 재현하는 문화 테마 봉송으로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지난 1월 1일엔 포항 구룡포 호미곶에는 30여만명이 찾은 해돋이 행사에 평창올림픽 성화가 찾아 큰 박수를 받았다.

16일까지 서울 지역을 도는 성화는 19일부턴 파주, 연천 등 경기 북부 지역과 비무장지대(DMZ)로 옮겨 평화 메시지를 담는다. 김찬휘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성화봉송팀장은 "주자들과 진행 요원이 함께 감동적인 역사의 기록을 만들어왔다. 다음달 9일 올림픽 개회식에 성화가 점화되는 그날, 평화의 불꽃으로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두를 하나로 묶고 서로를 격려하는 것, 올림픽 성화의 힘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