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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동아시안컵] 계륵이 카드로… '먼저 쓰는 김신욱'의 맛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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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의 최종전에서 멀티골, 대회 2연패 일등공신

뉴스1

16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대한민국과 일본의 축구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김신욱이 기뻐하고 있다. 2017.12.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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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뉴스1) 임성일 기자 =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앞두고 대표팀이 울산에 소집(11월26일) 됐을 때, 공격수 김신욱은 "이번 대회를 통해 나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당시 한창 '손흥민 파트너'가 대표팀 화두로 떠오를 때였다. 김신욱은 "흥민이의 스타일을 잘 안다. 함께 하면 시너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각오를 피력했다.

하지만 축구팬들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김신욱을 쓰면 패턴이 단조로워진다'는 선입견이 너무 강하게 자리 잡은 탓이다. 사실 편견이라고만 말하기도 어렵다. 현재 대표팀뿐 아니라 최근 수년 간 최강희 감독이나 홍명보 감독이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을 때 모두 같은 그림의 반복이었다.

김신욱은 대부분 경기 막판 경기에 투입됐다.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시간이 없는 와중 빨리 만회골을 터뜨려야하는 조건들에서 주로 투입됐고, 자연스레 그의 머리로 향하는 롱볼이 주를 이뤘다. 단조로울 수밖에 없던 상황이고 그래서 효과는 미미했고 당연히 팬들은 효율성 적은 카드라는 '검은 안경'을 썼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질 듯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대회 3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이로써 2승1무가 된 한국은 2승1패의 일본을 제치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15년 중국 우한 대회에 이어 2연패다. 지금껏 동아시안컵에서 2연패는 한국이 처음이다.

기대와 달리 최악에서 시작했다. 3분 만에 페널티킥을 내줘 0-1로 시작한 경기다. 여간 부담이 아니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일본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을지 걱정이었던 출발이다. 이 흐름을 바꾼 게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은 전반 13분, 왼쪽 측면에서 김진수가 올린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높이 솟구쳐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뽑아냈다. 김신욱의 축복 받은 하드웨어가 만들어낸 득점이다. 김신욱이라는 공격수가 포스트에 있다는 것을 알고도 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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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대한민국과 일본의 축구경기에서 김신욱이 슈팅을 하고 있다. 2017.12.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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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의 위력을 눈으로 확인한 일본 수비는, 어떤 상황이 와도 김신욱을 마크할 수밖에 없었고, 크로스가 투입될 때 골키퍼의 움직임 역시 적잖이 동요됐다. '대형' 공격수 김신욱 효과다. 하지만 김신욱은 머리만 사용하는 공격수가 아니었다.

김신욱은 정우영의 프리킥 득점으로 2-1로 앞서고 있던 전반 35분, 발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역시 전북 동료 이재성의 어시스트가 발판이 됐다. 이재성이 특유의 밸런스로 수비수 2~3명과의 싸움을 이겨낸 뒤 자유롭게 있던 김신욱에게 공을 내줬고, 이를 김신욱이 왼발 슈팅으로 정확히 연결해 추가골을 뽑아냈다. 사실상 쐐기포였다.

김신욱은 중국과의 1차전에서도 타깃맨의 전형을 보여줬다. 특히 후방에서 주세종이 찔러준 롱패스를 김신욱이 머리로 방향을 바꿔 놓은 뒤 돌아들어가던 이재성에게 연결해 골을 만들어내던 장면은 완벽한 '합작품'이었다. 그러나 그 경기에서도 김신욱은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발로 득점도 성공시켰다. 머리만 쓴 게 아니고 2경기 모두 임무를 완수했다.

김신욱이 빛을 발했던 중국전이나 이번 일본전은 모두 김신욱이 선발로 투입됐던 경기다. '먼저 쓰는 맛과 멋'이 제대로 드러났다. 이번 대회를 통해 김신욱은 자신이 약속한 '색깔'을 보여주는 것에 성공했다. 계륵에서 확실한 카드로 부상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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