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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이젠 부담 훌훌 털고 내 스윙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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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프로 데뷔 4개월만에 베트남서 열린 KLPGA서 첫 승

신인이 개막전 우승한건 처음 "좀더 공격적인 플레이하겠다"

지난 8월 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클래식 1라운드.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대회 2승을 거두며 언니들을 떨게 만들던 겁없는 여고생 최혜진(18·학산여고 3학년)이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몰려든 팬들은 "프로 무대도 곧 석권하겠지"라고 기대했다. 최혜진은 러프가 길고 페어웨이가 좁은 코스에서 한두 번 실수하더니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던 호쾌한 스윙을 버리고 안전 위주 경기를 했다. 그는 한화클래식을 공동 5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치고도 "프로 무대의 중압감을 느꼈다"고 했다.

조선일보

2018시즌 KLPGA 투어 개막전으로 치러진 효성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혜진은 양손으로‘V’를 만들어 보였다. 몸엔 KLPGA 로고가 새겨진 타월을 둘렀다. 다른 선수들이 축하의 의미로 뿌린 물을 닦으라는 뜻에서 KLPGA가 우승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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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베트남 호찌민의 트윈도브스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KLPGA 투어 2018시즌 개막전 효성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최혜진은 5타 차 역전승으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하고 우승 인터뷰를 하다 눈물을 쏟았다. "골프 국가대표팀 박소영 코치가 베트남까지 와서 응원해 준 것이 고맙다"고 하다가 울컥한 것이다. 그는 무서운 승부사이지만 여전히 아기 얼굴(baby face)의 마음 여린 여고생이었다. 그는 본지 통화에서 "잘 치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는 주변 기대가 부담스러웠다"며 "첫 우승을 했으니 앞으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했다.

최혜진은 이날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했다. 공동 2위(8언더파)인 박결·서연정·임은빈을 2타 차로 제치고 상금 1억40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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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은 올해 8월부터 투어에 참가했지만 시즌 대회 수의 50% 이상을 뛰지 않았기에 KLPGA 규정에 따라 2018 시즌을 신인 자격으로 시작했다. 시즌 개막전을 신인이 우승한 건 최혜진이 처음이다. 최혜진은 올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KLPGA 투어 2승과 US여자오픈 준우승을 거둔 뒤 롯데와 2년간 12억원이라는 역대 신인 최고 대우를 받으며 프로가 됐다. 그 후 이번 대회 이전까지 KLPGA 투어 5개 대회에 나서 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최혜진은 이날 최종 3라운드를 단독 선두 빠린다 포깐(태국)에게 5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했다.

전날 퍼팅이 흔들렸던 최혜진은 아침 일찍 퍼트 연습을 나갔다. "5등 안에만 들면 잘하는 것이니 퍼팅만 자신 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나섰다"고 했다. 어깨에 힘 빼고 부담 없이 치니 골프도 잘 풀렸다. 최혜진은 2번홀(파5)에서 7m 거리 58도 웨지샷을 칩인 버디로 만들었다. 4번홀(파4)에선 보기를 했지만 6번홀(파4) 버디로 전반에 1타를 줄였다.

태국 선수론 사상 첫 KLPGA 투어 우승을 노리던 포깐은 7번홀(파4) 보기에 이어 11번홀(파4)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리며 더블보기를 범해 무너졌고, 한 조 앞에서 플레이하던 최혜진은 11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단숨에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특히 13번홀(파4)에서도 58도 웨지로 8m 거리 칩샷을 버디로 연결했다. 포깐은 공동 5위(7언더파)로 마쳤다. 최혜진은 "이제 내 스타일대로 경기하면서 2018시즌 신인왕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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