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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천재라고? 열심히 잘하는 서영주가 될래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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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현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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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란제리 소녀시대’에 출연한 배우 서영주가 “이 전과는 다른 연기를 하며 자연스러운 연기의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사진=이승현 기자lsh87@

배우 서영주는 지난 3일 종영한 KBS2 8부작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첫눈에 반한 이정희(보나)에게 온 정성을 쏟는 배동문 역을 맡아 열연했다. 때에 따라 귀여운 매력과 박력남의 면모를 뽐냈다. 라이벌의 위협에도 흔들림 없는 사랑꾼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서영주는 앞서 JTBC ‘솔로몬의 위증’(2016), 영화 ‘뫼비우스’(2013), ‘범죄소년’(2012) 등에서 불우하게 자라 내면에 상처가 있는 인물을 연기했다. 특유의 깊은 분위기와 섬세한 연기력을 뽐내 ‘연기천재’라는 수식어까지 얻은 그다.

이미지에 안주하지 않은 서영주는 ‘란제리 소녀시대’를 통해 또다른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넓어진 스펙트럼만큼이나 높아진 기대감으로 서영주를 만났다.

10. ‘란제리 소녀시대속 동문이는 순수하고 해맑았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굉장히 달랐다. 소감은?
서영주: 그동안 상처받거나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인물들을 주로 맡았다. 그러다 보니 혼자 하는 연기가 많았다. ‘란제리 소녀시대’를 통해 자연스러운 연기의 매력을 느꼈다. 무엇보다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행복했다.

10. 동문이는 순정적인 사랑꾼이었다. 대사나 행동을 하는 데 오글거리진 않았나?
서영주: 내가 오글거린다고 느끼면 보는 사람들이 어색해할 것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구했다. 정희 역의 보나 누나와 얘기를 많이 한 게 도움이 됐다. 과장되게 느껴지는 장면은 감독님과 상의해 줄이기도 했다.

10. 첫눈에 반한 정희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이해하는 데 어렵진 않았나?
서영주: 지금 생각하면 ‘저럴 수 있나’ 싶지만, 극 중 배경이 1979년도였다. 당시엔 고등학생인 남녀가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시대라고 하더라. 동문이는 그런 시대를 살며 공부에만 매진했던 인물이다. 그가 예쁜 정희를 봤으니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었을 거다.(웃음)

10. 짝사랑을 해 본 경험이 있나? 동문이의 짝사랑과는 어떤 점이 닮았고 다를까?
서영주: 당연히 짝사랑 해본 적 있다. 하지만 동문이처럼 용감하게 마음을 표현한 적은 없었다. 누군가 정희처럼 ‘너 싫다’라고 말한다면 난 상처받고 마음을 닫았을 것 같다.

10. 극 말미 첫사랑 손진(여회현)을 좋아하던 정희가 동문에게 마음을 열었다. 처음 시놉시스 단계부터 사랑이 이뤄질 걸 알고 있었나?
서영주: 시놉시스엔 ‘손진을 좋아하는 정희, 동문의 노력에 조금씩 마음이 변하는데…’라고 돼있었다. 8부 대본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확실하게 정희의 마음을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내심 동문이가 정희랑 이뤄지길 바랐다.

10. 또래가 모인 현장이라 화기애애했을 것 같다. 분위기가 어땠나?
서영주: 촬영장에선 항상 외로운 입장이었는데, 이번엔 가족 같은 분위기가 조성돼서 너무 좋았다. 8부작이라 한 달 만에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드라마와 공연을 병행했는데, 배우들이 공연도 보러와줬다. 대본 리딩 때부터 생성된 단체 채팅방 역시 아직까지 활성화돼있다. 어젠 새벽 2시까지 얘길 나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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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KBS2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배동문 역으로 열연한 배우 서영주. / 사진=이승현 기자lsh87@

10. 아역부터 시작했다. 언제부터 배우를 꿈꿨던 것인가?
서영주: 길거리에서 캐스팅이 돼 초등학생 때부터 엑스트라와 단역을 했다. 학교에 안 가서 좋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카메라 앞에서 대사를 하는 배우들이 눈에 들어왔다. TV에는 내가 안 나오고 스토리가 있는 사람들만 잡히더라. 그게 부러웠다. 나도 내 얘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본격적으로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중학교에 다니면서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이 확실하게 생겼다.

10. 평소 연기 영감은 어떻게 얻나?
서영주: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경험하려고 한다. 그 외에는 시를 자주 읽는 편이다. 시적인 표현을 보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 생긴다. ‘란제리 소녀시대’를 하면서는 사랑에 대한 시를 많이 읽었다. ‘아 사랑을 할 땐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10. 해보고 싶은 연기는?
서영주: 뭐든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이번 작품에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연기해봤는데, 이를 더 살려서 확실한 멜로나 로맨틱코미디 연기를 해보고 싶다. 또 ‘청년경찰’에서 박서준, 강하늘 선배처럼 브로맨스 연기도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해왔던 어두운 내면을 가진 캐릭터 역시 놓치고 싶지 않다. 많이 해봐서 그런지 애정이 있다.(웃음)

10. 최근 TV드라마에 출연하며 얼굴을 더 널리 알리고 있다. 환경 변화를 체감하나?
서영주: 길을 가는데 한 아주머니가 ‘드라마에서 본 것 같은데…’라고 했다. 순간 부끄러워서 배우가 아니라고 거짓말했다. 내 이름까지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땐 ‘아..안녕’이라고 인사한다. 누군가 알아봐준다는 게 감사하면서도 민망하다. 내가 보여준 연기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10. 설마…어린 나이부터 존재감 넘치는 연기력을 뽐내 연기천재라고까지 불렸는데?
서영주: 그런 수식어가 내 이름 앞에 붙어도 될까 라는 고민이 든다. 부담이기도 하고 나를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수식어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치열하고 세심하게 연기하고 싶다.

10.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서영주: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잘 하기만 해서 될 일도 아니다. 열심히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보면서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배우의 일이다. 그만큼 연기를 소중하게 다루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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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영주가 “내 연기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 사진=이승현 기자lsh87@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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