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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한준의 축구환상곡] ‘네 번째 내한’ 베컴이 말하는 건강한 삶, 작은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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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천동, 한준 기자]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가졌던 선수라도, 현역 생활이 끝난 이후 존재감과 영향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오른발, 데이비드 베컴(42)은 은퇴 이후 자신이 가진 부와 명성을 올바르게 사용하면서 그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AIA 글로벌 홍보대사 자격으로 3년 만에 한국을 찾은 베컴은, 건강한 삶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를 물었다.

나는 왜 아침 잠 유혹을 이겨내는가
나는 왜 숨이 차오르도록 달리는가?
나는 왜 먹는 것 하나하나에 신경 쓰는가?
나는 왜 한계의 끝까지 온 몸을 몰아붙이고 땀에 젖어가며 노력하는가?

AIA 생명이 20일 베컴과 함께 하는 AIA 생명 헬스앤웰니스 서밋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프로모션 영상에서 힘차게 조깅하는 베컴은 이런 질문을 던졌다. 동기는 질문에서 찾아야 하다. 이번 켐페인의 이름은 '당신의 WHY'. 베컴은 “막연하게 건강한 삶을 강요하기 보다 왜 그렇게 행동해야 하지는지를 다뤘다”며 이번 켐페인의 의미를 말했다.

‘보험 그 이상’이 되고 싶다는 AIA생명은 사용자의 행동패턴을 분석해 생활 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최적의 인물로 베컴을 택했다. 베컴은 그 기대에 맞게, 건강한 삶의 가치를 설득력 있게 이야기했다.

“동기가 확실해 지면, 그만큼 실천이 더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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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베컴은, 일방적인 지시나 강요는 소용 없다고 했다. 프로 축구 선수로 엄격한 생활을 유지해온 베컴은, 이제 누구의 강요가 압박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몸을 최대한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절제하고 있다.

“AIA와 파트너십을 만든 이유는,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가족들과 어떻게 건강한 삶 추구하고 있는지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운동 선수로 22년 동안 활동하며 건강한 음식 먹고, 엄격하게 살았다. 가족들과도 그렇게 살았다. 이 켐페인은 그 삶을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나는 지금 운동선수가 아니지만 그렇게 살고 있고,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친구들이나 이이들에게 좋은 본보기 되고 싶다.”

베컴은 이상을 말하면서 현실도 놓치지 않았다. “내가 아이가 네 명이다. 항상 내 생각을 알아주진 않는다.” 자식이 부모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농담으로 슬며시 웃었다.

“하지만, 내가 운동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자 하는 것을 아이들도 좋게 생각한다. 엄격하게 강요하는 게 아니라, 나와 같이 나가서 먹고 싶은 것을, 맛있는 것을 건강에 좋은 음식들로 선택해서 같이 즐기고 있다.”

“설교가 아니라 가르치려 하고 있다.”

베컴은 이 대목에서 힘을 줬다.

10여분 간 주어진 베컴과 취재진의 질문 답변 시간에, 실제 베컴에게 전달된 질문은 하나 뿐이었다. 이날 행사의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어려운 상황에 있는 한국 대표팀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준비에 조언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베컴은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스태프와, 질문한 기자 모두를 존중하는 세심한 모습을 보였다. “내가 감독도 코치도 아니니 조언하는 것은 공정한 일이 아니다. 그래도 내가 조언을 하자면, 강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즐겨야 경기를 바꿀 수 있다.” 일반론이지만, 배컴의 인생 철학이자 축구 철학을 담고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날 베컴을 소개한 스튜어트 스펜서 AIA 그룹 최고 마케팅책임자는 베컴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첫 번째 표현 이후 따른 설명은 “인도주의적 활동, 겸손함, 진정성, 건강한 삶의 의지로 잘 알려져 있다”며 유명인으로 베컴이 갖는 가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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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컴은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는 수 백만 사람들의 롤 모델이다.”

베컴 같은 인생을 사는 것은 모두의 꿈이다. 베컴 가족은 그 자체로 셀러브리티가 됐다. 하지만, 모두가 베컴처럼 살기는 어렵다. 그가 가진 부와 그로 인한 시간은 특권에 가깝다.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

그에 대해 베컴도 자신이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모두가 베컴처럼 공을 찰 수 없듯이, 베컴의 삶을 따라 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베컴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삶을 위한 이정표가 되고 싶다고 했다.

“부모는 아이들과 가능한 많이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그럴 수는 없다. 각자 일도 해야 하고, 여러 사정으로 인해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보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운이 좋았다. 난 직접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오고 데려다 줄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대부분의 부모들에게 그런 행운이 따르지 않는 걸 알고 있다.”

베컴은 앞서 한국 대표팀에 조언할 때처럼, 신중하게 한국의 부모들에게 조언했다. 모두가 나 같지 않다는 것을 인지할 때, 의미 있는 조언과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작은 발걸음이 중요하다.”

베컴은 자신이 그 발걸음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운동해야 하는 지. 그 첫 걸음이 중요하다. 각자의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음식을 차자 먹거나, 운동을 하는 것은 사소한 부분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꼭 비싼 헬스클럽에 갈 필요는 없다. 걸어서 출근하고, 걸어서 학교에 가거나, 공원에서 개를 산책 시키는 것 모두가 운동이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하는 이들 있겠지만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작은 시작이 중요하다.”

베컴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개최국 한국 대표팀과 평가전을 위해 잉글랜드 대표팀이 제주도를 찾았을 때 처음 한국에 온 베컴은, 2008년 LA갤럭시와 함께 한국팬과 가까워졌다.

한국과 평가전은 부상으로 뛰지 못했지만, LA갤럭시와 치른 다양한 행사 프로그램에서 적극적인 모습, 특히 아이들과 축구클리닉에서 보인 진정성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FC서울과 투어 경기에서 정밀한 오른발 킥을 보여줬다. 투어 경기지만 전력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베컴은 2014년 11월 디아지오 위스키 헤이그클럽 브랜드 행사로 다시 한국을 찾았고, 3년 만에 AIA 글로벌 홍보사대로 한국에 왔다. “몇 번 한국에 왔었는데 이번에는 서울을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특권을 올바르게 향유하고자 하는 스타다. 그래서 더 빛났다. 축구 선수로 생명력이 끝났지만, 아이콘으로 가치가 더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베컴은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AIA 그랜드 페스티벌 2017' 행사를 통해 일상 생활 속의 운동에 대한 중요성을 몸으로 설명했다. 한국 유소년 축구 선수들과 축구공으로 호흡하며 지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국 팬들과 더 가까운 곳에서 만났다. 베컴은 한국에 올 때마다 풀뿌리 축구와 만남의 시간을 가져왔다.

우연치 않게 베컴의 한국 내한 행사를 모두 취재할 수 있었다. 올 때마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패션 아이콘’의 모습을 보인 베컴은 이번 방문에 금발의 단발 머리로 등장했다. 작은 것 하나부터 베컴다웠다. 내면과 외면의 멋을 두루 갖춘 스타는 흔치 않다. 그런 베컴이 자주 한국을 찾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베컴은 늘 다른 모습이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늘 그대로였다. 베컴의 한국 일정은 짧지만, 그가 남긴 이미지와 메시지는 충분히 강렬했다. 베컴의 오른발은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그의 발걸음은 여전히 이정표가 되고 있다.

글=한준 (스포티비뉴스 축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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