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MK인터뷰] LG의 가을을 꿈꾸게 만드는 소사·허프의 이구동성 “LG는 가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 트윈스의 올 시즌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아마도 여러 의견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만큼은 공통된 의견을 모을 확률이 크다. 바로 두 명의 외인투수 헨리 소사(32)와 데이비드 허프(33)와 재계약을 맺은 사실과 또 그 결과에 대한 분석에 관해서다. 국적도 다르고 유형도 다르고 또 KBO리그 연차도 다르지만 두 선수는 LG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한 단계 더 도약했고 이는 팀에게도 긍정적 결과로 이어졌다.

▲꾸준함 속 6년 다진 소사의 오늘

소사는 KBO리그만 벌서 6년째다. 그 사이 소속팀은 몇 번 바뀌었지만(KIA-넥센-LG) 꾸준히 리그에서 찾는 외인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특유의 강속구는 그의 전매특허. 기록도 많이 축척됐다. 지난 17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로 등판해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시즌 10승재를 챙겼는데 이는 LG에서 3년 연속, 본인 KBO리그 커리어로는 4년 연속 10승 기록에 도달한 것이었다. 더불어 이날 피칭을 통해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 세 번째로 1000이닝을 돌파한 외인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꾸준함, 강함, 힘, 무쇠팔 등 소사를 수식하는 말들인데 이 같은 기록들까지 더해지니 그 가치가 다시 빛났다.

매일경제

LG 외인투수 헨리 소사(사진)은 17일 경기를 통해 4년 연속 10승과 1000이닝 돌파를 동시에 달성했다. 사진=황석조 기자


기록을 달성한 17일 경기 후 “사실 (기록에 대해) 알고 있었다”며 은근한 긴장했었음을 내비쳤던 소사는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 (1000이닝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꾸준히 던졌다는 지표라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팀을 위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값진 소감을 밝혔다.

이렇듯 소사의 시즌 후반기는 이토록 강렬하지만 그가 시즌 내내 베스트 컨디션을 구사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업 앤 다운이 많았던 시즌”라고 올 시즌을 돌아봤는데 틀리지 않은 표현으로 들렸다. 그만큼 부침도 많았고 약세를 보인 적도 적지 않았다. 특정구장(수원)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어려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경기 시작부터 난타 당하며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는데 그 때마다 소사는 다음 경기서 묵묵히 압도적 이닝소화로 다시 진가를 선보이고는 했다. 그만큼 변화무쌍했다.

아직 이르지만 소사는 “스스로는 만족할 만한 시즌”라고 2017시즌을 돌아봤다. 특별히 나쁜 기억은 없고 성격상 기억하거나 그러고 싶지 않다고. 반면 긍정적인 점에 대해서는 “시즌 내내 멈추지 않고 계속 던진 부분”을 분명하게 꼽았다. 과연 소사는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1군에서 말소되지 않았고 로테이션도 꾸준히 지켰다. 소사에게 부상과 재활 이러한 단어는 너무도 어색한 이야기. 스스로가 자존심을 내세울 충분한 기록임이 분명했다.

매일경제

허프(왼쪽)와 소사는 후반기들어 팀 마운드의 핵심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LG에서는 3시즌 째를 맞는 소사는 이제 어느덧 LG맨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본인 스스로도 LG를 ‘집’ 같은 곳이라고 했다. 소사는 “(LG라는 팀은 나에게) 집에 있는 느낌을 준다. 기분이 정말 좋다. 팀원들도 좋고 코칭스태프도 좋다. 모두가 나를 편하게 대해준다”며 “다시 말하지만 LG는 나에게 집에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곳”라고 표현했다.

그렇기 때문에 팀을 위해 더 던지고 승리하고 싶다고. 소사는 “책임감이라기보다 어떤 상황이 생기든 팀이 이기는데 집중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때 보여준 놀라운 반전 집중력에 대해서도 “이유는 잘 모르겠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고 거듭 팀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했다. 소사는 “KBO리그는 매번 타자들도 자주 바뀌곤 해서 매일 공부를 하고 또 준비하려 한다. 남은 시즌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해 최선의 결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아직은 희망이 있는 LG의 가을야구 도전에 전력을 쏟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매일경제

허프(왼쪽)가 자신의 아들 이튼과 함께 잠실구장서 함께 시간을 가졌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에이스, 그 자체라는 허프

소사에 비해 허프는 KBO리그 경력도 짧고 그마저도 몇 번의 부상으로 공백이 있던 적이 있다. 무엇인가 팬들에게는 15승 이상의 그런 투수 같은 느낌이지만 막상 기록은 풀타임인 올 시즌에도 6승에 불과하다. 출전한 경기수도 16경기 뿐. 하지만 허프는 기록 이상의 무엇을 가지고 있다. 확실한 에이스, 큰 경기에 강한 투수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아마도 지난 시즌 후반기 고비 때마다 나서 팀을 구해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빛나는 피칭을 했기에 그럴 것이다.

올 시즌도 다르지 않다. 출전 경기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일단 부상 등 변수가 아니었다면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이번 시즌 후반기 부상으로 다소 시작이 늦었지만 6경기 동안 3승에 평균자책점이 1.00에 불과할 정도로 완벽한 짠물피칭을 펼쳤다. LG의 향후 닥칠 고비 고비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투수임이 분명했다.

허프도 이러한 상황을 모르지 않았다. 올 시즌에 대한 그의 생각은 “부상자 명단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그래서 남은 경기 더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으로 정리했다. 분명 아쉬움이 강했다. 하지만 이를 상쇄할 자신감 또한 갖고 있었다. 허프는 “남은 경기 잘 준비할 것이다. 그래서 꼭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팬들에 대한 성원도 잊지 않았다. 허프는 “LG팬들 많이 응원해 달라”며 에이스다운 독려를 빼놓지 않았다.

허프는 LG의 중요한 경기마다 1순위로 꼽힌다. 팀은 현재 살얼음판 5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 다만 허프는 “(상황에 대한) 압박감은 없다. 무엇을 다르게 특별히 하지도 않는다. 지금껏 (스스로) 해왔던 대로 한다면 개인에게나 또 팀에게나 도움이 되고 성적으로도 이어질 것이다”라는 강한 믿음을 표현했다. 자신의 구위에 대한 자신감과 상황에 대한 강한 정신력이 확연히 두드러졌다.

허프는 “이곳(LG)은 다시 선발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팀”라며 “동료들은 매우 가족적이고 또 따뜻하다”며 길지는 않은 시간이지만 자신에게 ‘가족 같은 팀’라고 LG를 정의했다. 긴박한 팀 성적, 몇 번의 부상 속에서도 팀에 대한 스스로의 애정은 여전하고 이 점이 자신의 구위를 이끄는 또 다른 요소임도 전했다.

매일경제

허프(오른쪽)와 소사는 지난해 팀을 가을야구에 진출시켰고 이후에도 승승장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진=MK스포츠 DB


▲소사와 허프는 LG에 어떤 의미가 될까

소사와 허프, 두 선수 모두 LG를 “가족, 편안함” 등으로 표현한 공통점이 있었다. 각각 느낀 이유는 달랐지만 의미는 통했을 터. 또 편안함 속 자신들의 피칭이 빛나는 팀으로도 이해했다. 가을야구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부담을 느끼기보다 평소처럼 임할 것이라는 외인투수 특유의 자신감과 낙천적인 면도 비슷했다.

당장 살얼음판 5강 경쟁을 펼치고 있는 LG 입장에서 두 선수의 최근 활약은 매우 반가운 요소다. 타선이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마운드를 누수 없이 버텨주고 있기에 반등의 발판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수치적인 성적, 그 이외 꾸준함과 임팩트 등 두 선수는 올 시즌 LG의 성과로 꼽힌다. 부상으로 팀을 떠난 루이스 히메네스, 또 2군행에 불만을 품고 갑작스럽게 고국으로 돌아간 제임스 로니 등 외인타자가 고민이었던 가운데 투수분야에서 만큼은 고민 없이 다른 9개 구단에 뒤지지 않는 안정감을 선보였다.

두 선수는 최근 나오는 경기마다 기대 이상의 피칭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일까. LG는 여전히 가을을 꿈꿀 수 있다.

[hhssjj27@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