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롯데의 배려 "원정 더그아웃에도 에어컨 한 대 놔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롯데 선수들이 26일 사직 한화전에서 전날 더그아웃에 설치된 이동식 에어컨 주변에 모여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사직=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롯데의 세심한 배려가 원정팀 선수들의 마음을 훔쳤다.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KBO리그에 이동식 에어컨 열풍이 불고 있다. 넥센이 목동구장을 사용하던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인 이른바 ‘코끼리 에어컨’을 올해 각 구단이 경쟁적으로 도입했다. 국내 한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코끼리 에어컨’은 실외기 일체형으로 수냉식이라 비교적 간단히 설치할 수 있다. 가격도 대당 200여 만원(50평형 기준)이라 SK와 KIA, LG 두산 등이 두 세대씩 구입해 선수들의 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롯데는 지난 25일 1루 더그아웃에 코끼리 에어컨 두 대를 설치했고 26일 한화전에 앞서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21~23일 광주 원정에서 KIA 더그아웃에 설치된 것을 보고 구매한 것인데 KIA는 문학 SK전에서 벤치마킹했다. SK 관계자는 “넥센이 문학 원정 때 더그아웃에 설치한 것을 보고 구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넥센이 KBO리그에 이동식 에어컨 열풍을 몰고온 셈이다.

눈길을 끄는 장면은 롯데가 사직구장 원정 더그아웃에도 코끼리 에이컨을 설치했다는 점이다. 롯데 관계자는 “김창락 사장께서 ‘원정팀 선수단도 폭염에 고생하는데 우리 선수들만 시원한 환경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원정 더그아웃에도 한 대 놓으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서울

롯데는 일명 ‘코끼리 에어컨’을 설치한 구단 중 유일하게 원정 더그아웃에도 함께 설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사실 각 구단이 경쟁적으로 코끼리 에어컨을 구매해 원정 때 갖고 다니기 시작한 이유는 원정에서 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홈 팀 더그아웃에만 시원한 바람이 솔솔 나오니 원정팀 프런트나 코칭스태프 모두 “우리도 한 대 들이자”는 마음을 먹었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도 지난 25일 1루 더그아웃에 설치된 코끼리 에어컨을 바라보며 “이왕 설치할거면 원정 더그아웃에도 한 대 설치해주면 서로 좋지 않겠는가”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런데 26일 원정 더그아웃에 에어컨이 설치되자 “롯데 덕분에 우리 선수들도 틈틈이 시원한 바람을 쐐며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겠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제식구 챙기기’가 만연한 프로구단 문화에서 롯데의 작지만 세심한 배려가 훈훈한 풍경을 연출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