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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세계가 주목하는 쑨양-호튼 '신경전', 박태환에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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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호주 맥 호튼(왼쪽)이 지난해 8월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공원 수영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우승한 뒤 은메달리스트 쑨양(가운데)을 지나치고 있다. 리우 | 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박태환이 23일 출전하는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는 또 다른 각도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종목이다. 바로 쑨양(중국)과 맥 호튼(호주)의 신경전 때문이다.

시간을 1년 전 리우 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지난해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던 호튼과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디펜딩 챔피언’ 쑨양은 결전을 앞둔 연습 과정에서 극도의 신경전을 펼쳤다. 쑨양이 어린 호튼에게 물을 세게 뿌리며 장난을 치자 호주 언론이 쑨양을 극도로 비난했다. 레이스 직전 호튼이 ‘말 펀치’를 날리며 쑨양에 반격했다. 그는 “쑨양을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던 선수 아닌가”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쑨양은 2014년 초 혈관확장제 성분이 검출됐으나 중국수영협회의 3개월 자격 정지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받고 그 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징계 사실은 아시안게임 이후에 밝혀졌다. 이에 쑨양은 “호주인의 허세다. 그런 허세로 다른 선수에게 영향을 줄 필요는 없다”고 반격하며 호튼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붙였다.

결승에서 레이스 내내 숨막히는 승부가 펼쳐졌지만 결국 호튼의 승리로 끝났다. 호튼은 3분41초55, 쑨양은 3분41초68을 기록하며 승부를 마쳤는데 경기 뒤에서 둘은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냉랭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시상식 막바지에 호튼이 먼저 쑨양에 다가가 악수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둘의 신경전은 이후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 등이 “도핑 테스트에 적발된 선수는 3번이 아니라 1번 만에 퇴출시켜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일파만파로 퍼졌다.

이번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도 둘은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설욕전’이라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다만 박태환 입장에선 이를 잘 이용할 경우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석기 전 경영대표팀 감독은 “쑨양과 호튼은 딱 붙어서 레이스를 할 것이다”며 “거꾸로 박태환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호튼과 쑨양이 지나치게 서로를 의식하다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나오면 그게 바로 박태환의 찬스”라고 했다. 여러 돌출 변수가 숨어 있는 게 이번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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