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태권도, 표정까지 '리얼 액션' - 보는 사람의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시범이었다. 북한 ITF 시범단이 24일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호신술 시범을 선보이는 모습. 북한 태권도 시범 공연이 국내에서 열린 건 2007년 4월 춘천·서울 공연 이후 10년 만이다. /연합뉴스 |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이 열린 24일 무주 태권도원 T1 경기장. 개막식이 끝난 다음 펼쳐진 북한 ITF(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의 공연을 지켜본 3000여 명의 관중 입에선 환호와 탄식이 한꺼번에 터졌다.
개회식 축하 공연으로 한국 WTF(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의 공연에 이어 등장한 북한 태권도 시범단은 이날 실제 싸우는 것 같은 격렬한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위력 격파 땐 마치 '차력 시범'을 보는 듯했다. 한 관중은 "앞선 한국 태권도 시범이 화려하고 경쾌한 동작 위주였다면, 북한 태권도 시범은 약간 살벌한 느낌의 격투기를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시범단은 5㎝, 6㎝, 10㎝ 두께 송판 깨기에 나섰다. 하지만 '남한 관중' 앞에서 일격필살의 모습을 펼쳐야 한다는 의욕 때문인지 실수도 터져 나왔다. 한 북한 사범은 10㎝ 두께 송판 깨기에 네 번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다섯 차례 각목 격파시범 땐 단 한 차례만 각목이 부러졌다. 나일환 WTF 시범단장은 "태권도 시범에서 각목이나 송판이 부러지지 않으면 그 충격 때문에 다칠 가능성이 크다"며 "각목 격파에 실패한 일부 선수는 피멍이 들었을 것이고, 송판 격파에 나선 사범은 발 부상이 심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공연 다음 날인 25일 송남호 ITF 시범단 감독은 "일 없습네다(괜찮습니다)"라며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대회 조직위는 "공연 직후 북한 시범단이 심기일전 차원인지 기왓장 300장과 전나무로 된 각목 90개를 우리에게 추가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북한 태권도 시범공연은 2007년 4월 춘천·서울 공연 이후 10년 만에 국내에서 이뤄졌다. ITF 시범단은 앞으로 전주 한옥마을과 서울 국기원에서도 시범 공연을 선보이고, 대회 폐회식이 열리는 30일 무주에서 다시 한 번 무대에 설 예정이다.
[무주=정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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