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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무리뉴에 의한 우승…맨체스터를 위한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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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유로파리그 결승서 아약스에 2 대 0 승리…창단 첫 우승

무리뉴, 성적 부진 논란 잠재워…그리즈만 영입 명분 등 확보

경향신문

라커룸에서 파티 대신 추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25일 스웨덴 솔나 프렌즈 아레나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승리해 우승을 확정지은 뒤 라커룸에서 맨체스터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플래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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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18분 포그바의 첫 골이 터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응원석이 끓어올랐다. 벤치의 스태프들도 벌떡 일어나 뛰쳐나갔다. 하지만 단 한 사람, 무리뉴 감독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고, 그는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아약스는 젊은 팀. 한번 기세를 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그는 아약스의 젊은 피들이 펄펄 끓어오르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래시퍼드를 제외한 전원을 내려 패스 길목을 차단했고, 곳곳에 함정을 팠다. 아약스는 경기 내내 그가 설치해 놓은 팔진도에 갇혀 허우적거렸다. 상대의 강점을 무력화시키고, 약점을 공략하는 그의 전술적 재능이 다시 한 번 빛났다. 이번에도 ‘살(점유율)’을 주고 ‘뼈(승리)’를 취했다.

25일 스웨덴 스톡홀름 프렌즈 아레나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은 그에게도, 맨유에도 너무나 중요한 승부였다.

맨유에서의 첫 시즌은 쉽지 않았다. 홈에서만 10번 비겼다. 이겨야 할 경기를 놓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최종 순위는 6위. 전임 판 할 감독의 4위, 5위보다도 후퇴했다.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된다면 맨유나 그에게나 재앙이 될 터였다. 더구나 결승을 앞두고 발생한 테러로 슬픔과 충격에 잠겨 있는 맨체스터 시민들을 위해서도 꼭 승리해야 했다. 포그바의 선제골과 후반 3분 미키타리안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2-0. 그걸로 충분했다. 무리뉴는 후반 막판 주장이자 레전드인 웨인 루니를 교체투입시키는 여유까지 보이며 승리를 마무리했다.



경향신문

명장의 키스 조세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25일 유로파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뒤 시상식에서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스톡홀롬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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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가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것은 창단 후 처음이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도 손에 넣었다.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같은 거물급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 된 것이다. 무리뉴 개인적으로는 유럽챔피언스리그(2회)와 UEFA컵에 이어 4번째 유럽대항전 타이틀. 그는 “이번 우승이 내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트로피”라고 말했다.

경기 후 무릎 수술을 받은 이브라히모비치를 비롯, 로호와 루크 쇼 등 목발을 짚은 선수들이 대거 시상대에 올랐다. 맨유의 시즌이 얼마나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는가를 실감케 해준 장면이었다.

그 모든 악재들이 무리뉴의 모자 속에서 파랑새로 변해 날아올랐다. ‘미션 완수’. 무리뉴는 까칠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축구에는 시인들이 많지만 시인들은 많은 타이틀을 따지 못한다.” 경기 내용이 아름답지 않다고 투덜대는 비판자들을 겨냥한 말이다. 커뮤니티 쉴드와 리그컵, 유로파리그의 3관왕을 의미하는 손가락 3개를 흔들면서….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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