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로저 무어의 사인을 받은 7살 꼬마의 감동적인 추억 이야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2대 본드 로저 무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역대 최고의 제임스 본드로 꼽히는 영국 배우 로저 무어가 23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한 전 세계 팬들이 그를 추모하고 있다. 그 가운데, 트위터에서 24일 작성된 로저 무어와의 어린 시절 추억담이 잔잔한 감동을 주며 확산하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 @Kenshabby는 트위터의 친구 @marchaynes의 이야기라며 그가 어린 시절 로저 무어를 만난 이야기를 풀어냈다. 트위터에 공유된 글을 바탕으로 당시 로저 무어와 7살짜리 꼬마 하이네스의 추억을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중앙일보

[사진 트위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이네스는 7살 꼬마 시절이었던 1983년, 할아버지와 함께 여행 중에 니스 공항에서 로저 무어를 만나게 된다. 하이네스는 할아버지에게 로저 무어의 사인을 받자고 졸랐고, 그는 할아버지와 함께 로저 무어에게로 다가가 비행기 표 뒷면에 사인을 받았다.

그러나 하이네스는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제임스 본드'가 아닌 '로저 무어'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하이네스는 글을 통해 "난 당시 로저 무어가 누군지 몰랐다"고 고백했다. 로저 무어 대신 그가 연기한 '제임스 본드'만 알던 꼬마 시절이었던 것이다.

하이네스는 이 사실을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역시 로저 무어나 제임스 본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손자의 부탁으로 발걸음을 다시 로저 무어에게로 옮겼다. 하이네스의 할아버지가 로저 무어에게 "손자가 말하길 사인을 잘못 해주셨다고 하네요. 당신의 이름이 제임스 본드라고 하던데요"라고 말하자, 로저 무어는 하이네스를 불러 자세를 낮추고 눈썹을 치켜뜨더니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로저 무어라고 사인할 수 밖에 없었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블로펠드가 내가 여기 있다는걸 알아낼 수 있거든."

블로펠드는 '007 시리즈' 초기부터 제임스 본드의 강력한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다. 1983년 당시에는 존 글렌 감독의 '007 유어 아이즈 온리'와 '007 옥토퍼시' 등에 로저 무어가 출연했던 때다.

시간이 흐른 뒤 하이네스는 서른 살의 청년이 돼 유니세프 촬영 현장에서 작가로 일하게 됐다. 그런데, 유니세프 촬영에 로저 무어가 홍보대사로 참여하며 재회의 기회를 맞는다. 과연 로저 무어는 니스 공항에서 만난 꼬마를 기억하고 있을까? 서른 살의 하이네스가 로저 무어에게 다가가 니스 공항 이야기를 했고, 로저 무어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기억은 안 나는데 제임스 본드를 만났었다니 좋은 일이네요."

그러나 촬영이 끝난 뒤 로저 무어와 하이네스는 복도에서 다시 마주친다. 로저 무어는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살피더니, 눈썹을 치켜뜨고 하이네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연히 니스에서 만났던걸 기억하지. 그러나 카메라맨들이 주변에 있어서 모르는척 했어. 그 중에서 블로펠드와 함께 일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하이네스는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30살이었던 나는 7살 때처럼 즐거웠다"며 "대단한 사람, 정말 멋진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중앙일보

[사진 트위터 캡처]


중앙일보

[사진 트위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이네스의 당시 추억담이 트위터에서 확산하자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로저 무어의 사인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이야기를 담은 트윗은 3만 3000번 리트윗되는 등 로저 무어와 그의 제임스 본드를 추억하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