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강화 위해 체력 훈련 집중
전성기 비거리 248야드 회복
긴 슬럼프 벗고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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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전성기 시절의 드라이버 비거리를 되찾았더니 거짓말처럼 우승컵이 품에 안겼네요.”
표정 변화가 없어 ‘얼음 공주’로 불리는 김자영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지난 21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5년 만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골프여제’ 박인비와의 결승전을 이겨냈다는 점에서도 큰 화제를 낳았다. 일주일의 달콤한 휴식을 방해하는 인터뷰 요청에도 김자영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내 골프 인생 중에서 가장 힘든 일주일이었다. 지금 얘기할 힘도 없을 정도로 모든걸 쏟아냈다. 결과를 놓고 후회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우승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면 상실감이 컸을 것 같다. 그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묵묵히 기다려준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248. 김자영에게는 ‘약속이자 행운의 숫자’다. 또한 우승을 부르는 숫자이기도 하다. 올 시즌 그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48.88야드다. 3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올랐던 2012년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48.06야드였다. 우승이 없던 5년 여의 기간 동안 248야드를 찍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2015년과 극도로 부진했던 지난해에는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겨우 235야드에 불과했다.
“드라이버 샷 거리가 짧아지만 세컨 샷 공략이 힘들어진다. 한 클럽 이상을 잡고 쳐야 하기 때문에 온그린 확률도 떨어지고 그린에 볼을 세우기도 어렵다. 전성기 시절의 드라이버 비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매 홀 승부가 중요한 매치플레이에서는 기선 제압으로 장타만한 것은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체력 훈련에 집중한 결과를 톡톡히 봤다.”
스스로에 대한 질책이 5년 만의 우승을 일군 출발점이었다. 김자영은 곱상한 외모에 실력까지 갖춰 수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녔다. KLPGA 투어의 ‘팬덤 문화’가 김자영의 팬클럽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빠르게 잊혀져 갔다. 2013년부터 우승은 커녕 상위권에도 자주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작년에는 상금랭킹 57위까지 밀려 60위까지 주는 출전권을 놓칠 뻔했다.
“골프를 접을까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김자영이라는 골퍼를 냉정하게 평가했지만 솔직히 별 볼일 없었다. 하지만 그저그런 선수로 은퇴하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다.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골프였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김자영은 지난해 말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헬스 클럽에서 땀을 흘렸다. 미국 전지훈련 기간에도 체력 훈련이 절반의 시간을 차지했다. 시즌 내내 지치지 않고, 또한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체력을 키우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다.
“근육량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특히 하체에 비해 근력이 약한 상체를 키워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훈련을 했다. 헬스 클럽에서는 근육을 키우는 기구를 끼고 살았고, 집에서는 팔굽혀펴기로 유연성과 근력을 함께 잡아갔다. 그랬더니 임팩트 순간에 힘을 모을 수 있게 됐다. 상하체 밸런스도 흐트러지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스윙도 가능해졌다. 7라운드를 뛰어야하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비결도 다 체력 훈련 덕분이다.”
우승 가뭄을 해갈됐다. 상승세를 타면 다승도 바라볼 만하다. 그러나 김자영은 욕심을 내지 않았다. 그는 “몇 승을 더 한다는 생각보다는 우승자의 자격을 갖추는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내가 준비가 됐다면 우승은 또 찾아오는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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