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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챔프전, 미친 선수가 경기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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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2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KGC 양희종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17. 4. 23. 안양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단기전에서는 ‘미친 선수’가 나오는 팀이 탄력을 받는다.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역시 마찬가지다. 양팀 모두 한 시즌을 치르며 서로의 장·단점을 모두 파악한 상태다. 우승 문턱을 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해서 나오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계산되지 않는 선수가 갑자기 툭 튀어나오면 모든 게 틀어진다. 예상 밖 활약을 하는 선수가 나올수록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양팀 관계자들은 “서로에 대해 잘 아는 상황이다. 상대에서 ‘미친 선수’만 나오지 않으면 준비한대로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단기전에서 분위기를 타며 예상했던 테두리를 벗어나는 선수가 나오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지난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 승패가 ‘미친 선수’에 의해 갈렸다. KGC인삼공사의 양희종은 3차전에서 3점슛 3개 포함 13점 6어시스트로 활약했다. 7개의 3점슛 중 3개를 넣으며 성공률 43%를 기록했다. 엄청난 수치다. 정규리그 양희종의 3점슛 성공률은 26.7%에 불과하다. 양희종의 3점슛으로 삼성이 준비한 수비에 균열이 생겼다. 양희종의 3점을 버리는 수비를 했지만 양희종의 3점슛이 링에 꽂히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KGC인삼공사의 신인 가드 박재한도 3차전에서 4쿼터 결정적인 3점슛을 넣었다. 이날 단 3점을 기록했을 뿐이지만 그 3점이 엄청난 영양가를 지녔다. 어시스트도 4개 배달했고, 특히 2개의 스틸로 상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경기 막판 삼성 이동엽을 상대로 결정적인 공격자 파울을 유도하기도 했다. 리그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이 9분 51초에 불과한 박재한은 3차전에서 24분 51초를 뛰었다.

3차전을 내주긴 했지만 삼성 역시 수확이 있다. 6강과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많이 쓰지 못했던 가드 천기범, 이동엽 등이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있다. 경험이 없다보니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게 아쉽긴 하지만 젊은 두 가드의 활약 덕분에 3쿼터까지 KGC인삼공사에 앞서며 분위기를 끌고 갔다. 천기범은 3차전에서 16분 56초를 뛰며 7점 2어시스트, 이동엽은 13분 53초를 뛰며 3점을 기록했다. 수치상 기록보다도 수비 등 궂은일을 한 게 삼성의 운신의 폭을 넓혀줬다. 포워드 김준일 역시 3차전에서 3점슛 3개 중 2개를 꽂아 넣으며 KGC인삼공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김준일의 리그 경기당 평균 3점슛은 0.3개다.

챔피언결정전은 상대 장점을 최대한 막는 쪽에 초점을 맞춘다. 그 틀을 잘 다듬어 경기에 나서지만 균열을 만드는 선수들이 바로 ‘미친 선수’들이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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