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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재즈거장 팻 마티노 "기억상실 이겨낸 비결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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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팻 마티노


■'제11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17' 내한 공연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삶에 대한 태도와 정의가 진화하는 경험이었죠."

재즈 기타의 대가로 통하는 팻 마티노(73)는 기억상실을 이기고 거장의 반열에 오른 '기적의 아티스트'로 통한다.

마티노는 뉴시스와 e-메일 인터뷰에서 기억상실을 이겨낸 뒤 "현실을 대하는 태도와 선택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1967년 발표한 멜로디 전개가 돋보인 1집 '엘 옴브레(El Hombre)'로 단숨에 주목 받은 마티노는 조지 벤슨과 함께 웨스 몽고메리의 계보를 이어가는 정상의 재즈 기타리스트였다.

하지만 1970년말 갑자기 발작이 찾아왔다. 이후 받은 뇌수술 후유증으로 기억과 감정, 연주 능력을 상실했다. 1980년대 중반 '리턴'이라는 야심찬 타이틀로 복귀를 시도했으나 곧바로 활동을 접게 된다.

치료와 회복을 오가며 공백기를 가진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한다. 재즈 명가 레이블 '블루 노트'를 통해 앨범을 발매하면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복귀 후 어떻게 더 예술성을 무장했으며 그 동안 가장 힘든 건 무엇이었고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냐는 줄기찬 물음에 "하나의 단어가 당신의 질문을 모두 대답할 수 있어요. 그 단어는 바로 '사랑'"이라고 말했다.

마티노의 이 기적 같은 이야기는 이안 녹스가 감독한 다큐멘터리 영화 '부활! 팻 마티노'(2008)로 옮겨지기도 했다. 그는 이 영화 OST 작업에도 참여했다.

사람들이 당신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인지 묻자 "우리 모두는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가정 상황에 대한 결정 옵션을 궁금해 하기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려하고 접점을 찾습니다"라고 여겼다.

마티노는 트리오를 이끌고 공연기획사 프라이빗커브가 오는 5월 27~28일 올림픽공원에서 펼치는 '제11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17' 무대에 오른다. 거침없으면서도 세밀한 울림이 기대된다.

마티노는 2004년 아내, 앙상블 멤버들과 처음 내한한 이후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등 수차례 한국을 찾았다.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제게 이번 공연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일이라 아직 고민하거나 상상하기 어렵죠."

한국에서는 아직 재즈가 대중적이지 못하다. 인기 음악 축제인 '서울 재즈 페스티벌'이 재즈를 알리는 통로가 되고 있는데 더 많은 사람이 재즈를 즐길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음악은 세계인이 소통할 수 있는 일종의 언어입니다. 여러 종류의 음악은 우리에게 씨앗처럼 심겨져 기쁨으로 피어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죠. 오직 시간만이 알 수 있어요."

어느덧 일흔이 넘었지만, 공배기를 메우려는 듯 마티노는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미래에 대해 이렇다 할 계획은 없어요. 제게 오로지 중요한 건 '현재'이고, 그걸 '사랑'하는 마음뿐이거든요."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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