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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리뷰] '넘어져도 괜찮아'…연극 '유도소년' [통통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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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종환 기자 = 청춘의 열정과 사랑 그리고 성장을 그린 연극 '유도소년'이 관객과 평단의 호평 속에서 공연 중이다. 이재준 연출이 만든 작품은 2014년 초연, 2015년 재연 당시 전 회차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 등 '대학로 흥행 열풍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무대로 돌아온 유도소년은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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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배경은 1997년이다. 전북체고 유도선수 '경찬'이 고교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반항 끼가 가득한 짧은 머리 소년인 경찬은 한때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했던 유망한 고등학교 유도선수였다. 하지만 슬럼프가 찾아오면서 점점 운동에 대한 회의에 빠져들게 된다.

[공읽남] 연극 '유도소년'…'넘어져도 괜찮아' [통통영상]


훈련을 등한시한 경찬은 유도로 대학을 가기 힘든 상황에 몰린다. 지루한 유도부 생활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신입생 후배 '태구'와 '요셉'이 등장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태구와 요셉은 교장 선생님의 애완견을 잡아먹고, 경찬도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교장 선생님은 처벌 대신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대회에 참가해 반드시 메달을 따라는 특명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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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전국대회에 출전한 경찬은 배드민턴 선수 '화영'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화영을 짝사랑하는 복싱국가대표 '민욱' 때문에 경찬의 사랑은 위기를 맞는다. 화영은 그런 경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경찬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마지막 대결을 치르게 된다. 과연 경찬은 잃어버린 꿈과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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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청춘들은 저마다 불안한 미래를 안고 살아간다.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란 태구는 운동 실력마저 없고, 경찬을 동경해 무작정 유도부에 입단한 요셉은 친구가 없는 외톨이다. 부모님의 이혼 후 늘 주눅이 든 삶을 살았다는 화영은 부모님과 함께 치던 배드민턴이 좋아 배드민턴 선수가 됐다. 민욱은 경기에 대한 긴장감과 중압감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하지만 청춘들은 절망 속에서도 저마다 희망을 품고 꿈을 향해 내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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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통해 희망을 품게 된 경찬은 이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배우고 성장한다. 경찬은 복싱선수 민욱과 온몸으로 한바탕 싸움을 벌이고 나서야 민욱이 인기도 없는 복싱을 왜 계속하려는지 이유를 알게 된다. 경찬은 그제야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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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누구에게나 숨겨져 있을 고민과 시련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희망을 잃고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경찬의 모습은 마치 우리의 삶을 투영하듯 속을 쓰리게 한다. 건조한 일상의 타성에 젖어 목표를 상실한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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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작가 겸 연출을 맡은 이재준은 "우리 모두에게 청춘이란 시간이 존재했고, 존재하고 있고, 존재할 것"이라며 "유도소년에서 청춘들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 또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토닥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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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박진감 있는 연기력도 작품을 빛나게 하는 요소다. 무대 매트 위에서 펼쳐지는 유도 경기 등은 실전을 방불케 할 만큼 리얼하다. 그동안 배우들이 흘린 땀방울이 어느 정도일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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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이들의 땀방울을 통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모든 것이 승패로 좌우되는 냉정한 세계이지만, 결과에 상관하지 않고 자신이 쏟은 땀과 노력을 믿고 끝까지 도전해 보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극 중 민욱의 말은 뭉클한 울림과 위로를 준다.

"근육이 덤벨 열 개 들어서 생기는 게 아니라 못 들겠어도 억지로 버티고만 있는 그 순간 생기는 거잖아. 인생에도 근육이 필요하잖아. 네가 포기하지만 않으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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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소년 경찬 역에는 허정민, 박정복이 출연한다. 복싱소년 역으로 신성민, 이현욱이, 화영 역으로는 김보정, 안은진 등이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오는 5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만나 볼 수 있다.

kk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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