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지성
‘피고인’은 시작이었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곧 출격을 앞두고 있다. 먼저 23일 개봉하는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 제작 큐로홀딩스)은 교도소에서 세상을 굴리는 절대 제왕과 새로 수감된 전직 꼴통 경찰의 이야기를 그린다. 범죄자를 사회에서 격리시키고 교정, 교화하는 시설이라고 믿었던 교도소를 100% 알리바이가 보장되는 완전범죄구역으로 탈바꿈시킨 신선한 발상이 돋보인다.
‘프리즌’에서 교도소는 하나의 사회다. 철저한 위계질서가 작용한다. 익호(한석규)라는 절대적 존재 밑에 그의 눈에든 수십 명의 무리가 있다. 익호에게 돈을 받은 교도소장과 교도관 역시 한통속이다. 물론 그런 익호의 뒤통수를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 역시 존재한다. 교도소라는 제한된 공간을 무대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프리즌’ 포스터 / 사진=쇼박스 제공
‘응답하라’ 시리즈의 신원호 PD도 차기작으로 교도소를 소재로 한 블랙코미디를 준비 중이다. 신 PD는 “내가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푸는 방식은 사람 사는 이야기”이라며 “감옥 안에는 막장 같은 인생도 있을 것이고 재기를 꿈꾸거나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감옥을 다룬 드라마라고 한다면 무겁거나 진지하다고 생각할 텐데, 그렇게 접근하지 않았다.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블랙코미디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신원호 PD는 지난해 5월부터 ‘응답하라’ 시리즈를 함께한 이우정 작가와 기획을 하기 시작했다. 이 작가는 이번에 크리에팅으로 참여하여 전반적으로 큰 틀을 조율했다. ‘응답하라’ 작가였던 정보훈 작가가 이번 작품을 통해 입봉한다.
‘피고인’부터 ‘프리즌’, 신원호 PD의 신작 등 기본적으로 교도소도 일반적인 사회와 다름없이 사람들이 사는 것에 착안했다. 신원호 PD는 작품 기획 이유로 “감옥 안에도 사람이 살아가고 있다. ‘그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는 어떨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프리즌’에서는 “결국 감옥도 사람 사는 곳”이라는 말이 나온다. ‘피고인’은 박정우와 같은 교도소 동기인 우럭(조재룡)·뭉치(오대환)·방장(윤용현)·밀양(우현) 등 개성이 살아있는, 인간미 가득한 인물 등을 통해 휘몰아치는 극 전개에 쉴 틈을 안긴다.
‘프리즌’ 스틸컷
한 제작사 대표는 “교도소 이야기는 가장 극한으로 상황을 몰고 가는 이야기”라면서 “지금처럼 힘든 시국에 극한 상황들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위로를 받거나 통쾌함을 느낀다. 최근 흥행한 영화 ‘재심’도 마찬가지 이유로 큰 사랑을 받았다. 억울한 상황과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대중들에게 크게 와닿는다”고 설명했다.
영화 ‘재심’ 포스터 / 사진제공=오퍼스픽쳐스
‘피고인’ 조영광 PD는 “어둡고 침체돼 있는 사회 속에서도 늘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면 언젠가 이뤄질 거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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