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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임창민의 각오 "국민 노예? 국민 하인으로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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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고척돔 이지은 기자] “국민 노예는 좀 그렇고, 국민 하인 정도가 괜찮겠네요.”

우완 임창민(32/NC)은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가장 늦게 합류한 자원이다. 지난 17일 어깨 통증이 있었던 우완 임정우(LG)가 중도 하차하면서 김인식 감독은 저멀리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임창민을 발탁해 일본 오키나와로 불러들였다. 20일에서야 전지훈련에 합류한 임창민은 사흘만에 다시 한국으로 날아들어왔다.

사실 아직 시차적응도 마치지 못한 상태, 하지만 임창민은 묵묵히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새벽 5시에 꼭 눈이 떠진다”며 웃던 임창민은 “시즌에 앞서서 컨디션을 이렇게 빨리 끌어올린 적은 처음이다. 그래도 팀에 늦게 합류했으니 빠르게 준비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막상 실전에서 거둔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지난 25일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장원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임창민은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퍼펙트 피칭을 했다. 세 명의 타자를 공 8개 만에 처리하며 자신을 향한 우려를 지워내는 모습이었다. 임창민은 “왜 이렇게 잘 들어가나 싶을 정도로 생각보다 공이 좋았다. 아무래도 프리미어12때 한 번 호흡을 맞췄던 양의지가 다시 앉아있는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오히려 포수에게 공을 돌렸다.

하지만 임창민 자체도 준비를 잘 해왔다는 평이다. 처음 치르는 실전 경기였지만 직구 3개, 슬라이더 4개, 포크 1개로 모든 변화구를 시험했다. 최고 구속도 138km까지 나왔다. 유일한 물음표는 공인구 적응 여부, 임창민은 “처음에는 많이 미끄러웠는데 이제는 괜찮다. 쿠바전에서도 별 무리없이 던졌다. 사실 공은 1주일 정도면 적응할 수 있다”며 그마저도 자신감을 보였다.

이제 준비는 모두 마쳤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임창민은 쿠바와의 두 번째 평가전에도 선발의 뒤를 잇는 임무를 맡아 마운드에 올랐다. 임창민의 연이은 등판에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제2의 국민 노예가 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이 나왔다. 그러자 임창민의 대답이 더 걸작이었다. “저 야구 오래하고 싶어요. 국민 비서? 국민 이방? 아니, 국민 하인으로 붙여주세요.”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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