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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차우찬 95억' LG, 리빌딩 노선은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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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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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LG는 양상문 감독이 2014시즌 도중 부임한 뒤 2015시즌부터 리빌딩에 초점을 뒀다. 거액 FA 영입 보다는 팀내 유망주들을 키우고, 잠실구장에 맞는 팀 전략과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향을 잡았다. 2015시즌 추락을 경험했으나 올해는 유망주들이 성장하면서 가을야구를 다시 경험했다.

LG가 선발 차우찬에 95억원을 베팅해 영입했다. 역대 FA 투수 최고액이다. 리빌딩 방향과는 엇갈려 보이는 엄청난 투자, 공격적인 영입이다.

12월초 차우찬의 LG행이 언급될 때, 송구홍 LG 단장은 리빌딩과 차우찬과의 상관 관계를 얘기했다. 결과적으로 차우찬 영입은 리빌딩의 과정 중 하나라고 했다.

당시 송 단장은 "과거 LG의 FA 사례를 보면 실패도 많았다. LG 암흑기 때 선수 한 명을 잡으려고 30억, 40억을 썼는데 그건 육성과는 바람직하지 않다. 유망주는 다른 팀에 가서 잘하고, FA 영입으로 팀은 리빌딩은 안되고, 선수는 못 키우고 그렇다고 성적도 나지 않는 악순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차우찬 영입 의지는 분명히 했다. 그는 "꼭 내년을 바라보고 차우찬을 영입하려는 것은 아니다. 4년 계약 기간 내에 리빌딩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어느 팀이든 단기간에 강팀이 되긴 어렵다. 선발진, 불펜, 타선이 조화를 이룬 시기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보면 그렇다.

송구홍 단장은 "기본적으로 선수를 키우고 나서 필요한 시점에 트레이드나 FA 영입을 하는 것이 선순환이라고 본다. 메이저리그의 시카고 컵스처럼"이라며 "대권 도전은 아직 때가 아니다. 우리 팀이 2013, 14년에 포스트시즌에 나갔지만 그건 상대팀이 못한 것도 있고 우리가 기대 이상 잘한 운이 따른 편이다. 유망주에게 꾸준하게 기회와 시간을 줘서 키워야 한다. 2~3년 줬는데도 안 되면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LG의 목표는 확실하다. 앞으로 2~3년 동안 전력을 키워서 '잠실 라이벌' 두산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렇다면 차우찬에게 거액을 들여 영입했을까. 단지 장원준의 성공 사례를 따라 한 것일까.

송 단장은 "리빌딩, 선수 육성도 이기면서 해야 가능하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하나만 확실해도 5할은 할 수 있다. 2013~14년 선발이 약했지만 불펜의 힘으로 4강에 갔다. 이제는 선발진을 강하게 만들어 놓아야 한다. 마운드가 탄탄해야 성적이 보장된다"며 "투수진이 안정되면 두산처럼 야수들이 마음껏 뛸 수 있다. 실수를 해도 투수가 막아준다. 내가 선수 시절 경험했다. 타석에서 못 쳐도 묻어주고, 수비에서 실책해도 묻어주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 후 10년의 암흑기를 거쳤다. 송 단장은 "지금 리빌딩 과정이다. 올해 잘했던 야수 유망주들과 불펜의 임정우, 김지용 등이 내년에도 올해만큼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다. 내가 선수 때 LG 황금기를 봤고, 2003년 코치 시작했는데 10년 암흑기를 보냈다. 극과극을 경험했기에 어떻게 준비할지를 어느 정도 알겠다"고 했다.

다시 암흑기가 올 수 있다. 기본 전력을 꾸려놓으면 4강 언저리에 머물면서 대권 기회가 온다. 송 단장은 "선수들을 키우며 2~3년 후 우승에 도전하는데 선발 차우찬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송 단장은 취임 직후 OSEN 인터뷰에서 "리빌딩을 계속 이어가 2019년 우승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차우찬 영입이 당장 내년 우승을 위한 베팅은 아니다. 내년이면 30세인 차우찬은 앞으로 4년은 충분히 기대된다. 리빌딩과 차우찬의 능력이 만개할 때를 노리는 것이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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