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최형우 “FA 생각도 못했던 내가…큰 꿈 꾸고 끝내 이뤄 대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00억 대박’ 최형우 가 말하는 야구인생

경향신문

자유계약선수(FA)로는 역대 최고액인 4년 100억원이라는 몸값을 받고 KIA로 이적한 최형우가 지난 12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2군→방출→군 복무 뒤 재입단→신인왕→홈런왕→100억 계약.’

최형우(33·KIA)가 걸어온 야구인생은 이렇게 요약된다.

2002년 고졸 신인으로 삼성에 2차 6라운드 지명돼 입단한 뒤 4년 동안 2군에 머물다 2005년 말 방출된 최형우는 운 좋게 그해 창단한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다. 독기를 품고 노력해 2군 홈런왕이 됐고 2007년 말 버림받았던 삼성으로부터 2년 만에 다시 부름을 받았다. 연봉 5000만원에 계약했다. 두번째 기회를 잡은 최형우는 그로부터 9년 뒤인 2016년 말, 자신의 몸값을 200배로 키웠다.

경향신문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히며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4년 총액 100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를 지난 12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올 시즌 타격 3관왕(타율·안타·타점)에 올라 주요 상을 모두 휩쓸며 야구인생의 가장 큰 성공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방출 선수에서 홈런왕으로 올라서며 2군 선수들에게 신화가 된 최형우는 이제 바닥에서 맨 위까지 올라서 프로야구 ‘최초’의 타이틀까지 갖게 됐다.

최형우는 “FA를 생각도 할 수 없던 내가 그걸 꿈꾸게 되고 100억원 계약을 했다. 단계별로 이렇게 올라왔다는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 꿈을 꿨는데 그대로 이뤄져 신기하고 지금까지 달려온 내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역대 최고액으로 입단한 최형우의 가세로 KIA는 단숨에 내년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워낙 큰 계약으로 화제를 모았으니 부담을 느낄 법도 하지만 남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긍정적인 성격의 최형우는 지금까지와 같은 자신감으로 내년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최형우는 “부담감도 있지만 그건 아주 작은 부분이고 새 팀에서 뛰게 된 설렘과 기대감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선배들, 어린 선수들과 같이 어울리고 야구하게 된 데 대해 정말 많이 설레고 재미있을 것 같다. 그 기대대로 잘되면 내 기록도 나오고 팀도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인생의 가장 큰 소망을 이룬 최형우는 이제 새로운 팀에서 또 한번 신화에 도전한다. 최형우는 “이제 다음 소망은 당연히 KIA 타이거즈의 우승이다. 내가 KIA 유니폼을 입었으니 그로 인해 조금이라도 발전이 있어야 나도 큰 성취감과 희열을 느낄 것”이라며 “이제 오로지 KIA를 위해 앞만 보고 달리겠다”고 말했다. FA 계약 이후 각종 시상식과 행사에 불려다니며 정신없는 겨울을 보낸 최형우는 13일 골든글러브 수상을 끝으로 ‘외출’을 마쳤다. 이제 차분히 내년 준비에 들어간다.

최형우는 “야구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가 2012년이었다. 그 전 시즌에 홈런왕이 돼 성적의 정점을 찍었다가 쭉 미끄러진 시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불안과 압박감에 너무 힘들었던 그 시즌을 마치고 겨울에 고민해보니 너무 거만해져 있는 나를 발견했다. 신인왕 뒤 홈런왕까지 되니 방출됐던 시절을 망각하고 안일해진 것이 원인이었다”고 돌이켜봤다. 그 시절의 기억을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는 최형우는 이후 매년 타율 3할을 쳤고 올해까지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넘겼다.

최형우는 “이제 다시 마음을 가다듬을 때가 됐다. 그래서 좀 일찍 해외훈련을 떠난다”며 “이번에도 마냥 행복에만 젖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우는 오는 17일 괌으로 개인훈련을 떠나 KIA에서 맞는 새로운 시즌을 차분하게 대비한다.

<김은진 기자mulderous@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