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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차우찬 꿰찬 LG ‘투수왕국’ 재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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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95억 FA 계약… 역대 투수 최고 대우

2년 전 LG는 자유계선수(FA) 시장에서 ‘잠실 라이벌’ 두산에 밀린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최대어로 꼽힌 롯데 좌완 장원준 베팅에 뛰어들었지만 장원준은 결국 두산행을 택했다. 장원준은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며 잠실벌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고 탄탄한 선발진을 갖추게 된 두산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며 프로야구 최강팀으로 올라섰다. 장원준의 신인 시절 그를 지도해 인연이 깊은 양상문 LG 감독은 “나랑 같이 해야지. 다른 팀을 갔느냐”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LG는 올 겨울 확실한 선발투수 보강에 성공했다. LG는 14일 삼성 FA 차우찬과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4년 총액 95억원으로 역대 투수 최고 대우다. 차우찬은 검증된 토종 선발 요원이다. 2006년 데뷔한 차우찬은 통산 353경기에 출전해 70승48패 1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하며 전천후 요원으로 활약했다. 풀타임 선발로 전환한 2015시즌에는 탈삼진왕(194)에 올랐고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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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LG는 라이벌 두산의 ‘판타스틱4(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에 못지않은 선발투수진을 갖추게 됐다. 외국인 듀오인 데이비드 허프, 헨리 소사와 재계약에 성공한 LG는 후반기 최고의 우완투수로 활약한 ‘캡틴’ 류제국에 이어 차우찬까지 얻었다. 여기에 올해 말 군 제대를 앞둔 사이드암 신정락까지 돌아온다면 ‘판타스틱5’라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의 5선발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양 감독은 “선발진 구축 문제가 차우찬 영입으로 해결됐다. 내년 시즌 5선발까지 안정적으로 돌릴 수 있게 됐다”며 “투수진이 안정되면 타자들에게까지 시너지효과가 난다. 타자들이 더욱 편한 마음으로 타격에 나설 수 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내년 시즌 출격할 선발진 5명은 스타일이 모두 달라 활용도가 높다. 외인 에이스 허프는 안정적인 제구와 함께 빼어난 구위를 자랑해 1선발로 제격이다. 우완 소사는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상대 타선을 제압한다. 류제국은 공은 빠르지 않지만 커브나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노련한 투구가 일품이다. 차우찬은 제구가 조금 불안한 대신 보기 드문 좌완 파워피처로 꼽힌다. 선발뿐만 아니라 중간계투로도 등판이 가능한 강점이 있다. 리그 최고 수준의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신정락도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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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찬이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게 되면서 자신감이 높아진 점도 고무적이다. 차우찬은 계약을 마친 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게 돼 좋다”고 의미심장한 소감을 밝혔다. 차우찬은 실제로 잠실구장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16시즌 잠실에서 22.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했다. 2015시즌엔 14.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23으로 더 좋았다. 또한 LG는 차우찬을 영입하면서 천적 투수 한 명을 줄이게 되는 효과를 봤다. LG는 최근 2년간 차우찬을 상대로 3패만을 떠안았다.

전문가는 LG가 안정된 선발체제를 구성하면서 과거 숱한 명투수를 배출해 ‘투수 왕국’으로 불렸던 위용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순철 SBS Sports 해설위원은 “차우찬 영입으로 LG가 두산 선발진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게 됐다. 선발 전력만 놓고 볼 때 우승 가시권에 들었다”고 분석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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