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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SK와 김광현, 85억원에 숨은 의미 ‘오랜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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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의 최대어 김광현(28)이 SK와이번스에 남았다. 애초 해외진출,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이 컸던 김광현이라 잔류가 전격적인 느낌이다. 팔꿈치 상태 때문에 남았다는 시선이 많지만, 구단과 선수의 오랜 교감이 만들어낸 잔류라는 시각도 있다.

SK는 29일 에이스 김광현과 4년 총액 85억원(계약금 32억원, 연봉 53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광현의 FA계약 세부 내용 중 연봉 53억원은 4년 동안 균등 지급이 아니라 순차적인 인상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

내년에도 김광현이 SK유니폼을 입고 역동적인 투구를 하는 장면을 인천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해외진출 의지가 강했던 김광현이라 SK에 남은 것도 그렇지만, 85억원이라는 금액도 그렇다. 최근 최형우가 KIA타이거즈와 총액 100억원에 계약했기 때문에 김광현도 국내에 남는다면 비슷한 수준에서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김광현은 SK는 물론,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다. 2007년 안산공고를 졸업하고 SK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 10년간 통산 242경기 출장, 평균자책점 3.41, 108승 63패 2홀드, 1146탈삼진을 기록했다. 특히 2008년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및 투수 골든 글러브, 다승왕, 탈삼진왕, 2009년에는 최우수 평균 자책점 및 승률왕, 2010년 다승왕을 차지했으며,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국내 최정상급 좌완투수로서의 커리어를 쌓아왔다.

지금까지 쌓아 온 커리어만 봤을 때 김광현은 국내 최고 대우를 받는 게 합당해보인다. 하지만 올 시즌 중반 팔꿈치 부상으로 한달 반 가량 전열에서 이탈한 게 해외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됐고, 결국 SK에 잔류하면서 계약 규모도 축소됐다는 게 지배적인 시선이다.

하지만 SK측은 “최형우나 다른 대어급 FA 계약과 상관없이 나온 계약”이라며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되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않으면 SK에 남길 권유하며 상호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고 설먕했다. 한 마디로 오랜 기간 구단과 선수의 교감이 이뤄낸 계약이라는 의미다.

SK는 오래전부터 김광현의 마음을 잡는 데 노력했다. 2년 전 김광현이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할 때에도 구단 차원에서 나서 돕기까지 했다. 예상보다 포스팅금액이 적었지만, 이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SK로 돌아왔을 때에도 대폭적인 연봉 인상을 통해 기를 살렸다. 지난해 연봉협상에서는 해외진출을 하지 않은 순수 비FA 국내선수 최고액 연봉인 8억5000만원에 김광현과 재계약했다. 국내 최고 타이틀을 만들어주고, 김광현의 기를 살리기 위한 구단의 노력이었다.

김광현도 해외진출이 아니라면 선택지는 SK일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은 “비교 불가한 소속감과 안정감이 SK와 계약하게 된 주요인이다. 오프시즌 동안 성실히 개인 정비를 마치고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늘 조건 없는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오랜 상호교감 속에 김광현은 SK의 에이스로 남게 됐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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