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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여자골프 '스토브리그', 연간 계약금 20억원 이상 역대급 장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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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박성현.전인지.김세영 등 대어급 계약 시장에 나와

시즌 마감을 한달여 앞두고 여자 프로 골프 후원 계약 시장, 이른바 '스토브 리그'가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올해로 후원 계약이 만료되는 대어급 선수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우선 해외파로는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28·KB금융)를 비롯, 전인지(22·하이트진로), 김세영(23·미래에셋), 유소연(26), 허미정(27·이상 하나금융), 장하나(24·비씨카드) 등이 있다. 국내파로는 내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을 선언한 박성현(23·넵스)을 위시로 고진영(21·넵스), 안신애(26·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 등이다.

계약이 만료되는 선수들은 일단 기존 메인 스폰서와 우선 협상 기간을 거친다. 양자가 조건이 맞으면 재계약에 성공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 선수는 다른 기업을 물색하게 된다. 따라서 우선 협상 결과에 따라 특급 스타가 후원 계약 시장으로 줄줄이 쏟아져 나올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선수 영입을 위한 기업들의 영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그런 점을 감안해 일각에서는 박세리(38) 이후 처음 연간 20억원이 넘는 매머드급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선수들의 몸값은 크게 3가지 요소로 결정된다. 첫째는 시즌 성적과 성장 가능성에 가장 후한 점수가 주어진다. 그 다음은 팬덤과 선수 이미지다. 그리고 마지막은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영입 경쟁에 뛰어 드느냐다. 선수들이 몸값을 조금이라도 더 받아내려고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기 위해 대부분 선수들은 에이전트를 전면에 내세운다. 올 스토브 리그에서 가장 핫한 선수는 박성현과 전인지다.

박성현은 올해로 넵스와 3년 계약이 만료된다. 무명 시절에 맺은 계약이라 현재의 위상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넵스측은 "조건만 맞는다면 재계약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재계약은 짝사랑으로 끝난 공산이 크다. 박성현의 올 시즌 성적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시즌 7승으로 KLPGA투어 한 시즌 최다상금 기록을 일찌감치 경신했다. 국내 성적만으로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최근에는 세마스포츠마케팅과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했다. 본격적 계약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항간에서는 2009년 신지애(28)가 미래에셋과 계약할 때 받은 연간 10억원에서 2014년 김효주(21)가 롯데그룹과 체결한 5년간 연간 13억원 수준에서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이트진로와 한 차례 재계약을 포함해 5년간 후원을 받았던 전인지는 2015년 초 재계약 당시에도 국내 선수 가운데 최고 대우를 받았다. 올 시즌에 LPGA투어에 합류한 전인지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서 거둔 우승이 유일하지만 고른 활약으로 신인상과 베어트로피를 수상했다. 또한 세계랭킹 부문서 한국 선수 중에서는 가장 높은 3위에 올라 있다. 따라서 그의 주가는 2015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치솟았다. 하이트진로측은 “한번 인연을 맺은 선수와는 가능하면 오래 간다”면서 “신지애나 김효주가 받았던 대우 정도는 해줄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시중에는 전인지측이 연간 12억원에 인센티브 최대 8억원을 조건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서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이와는 달리 계약 조건을 후원사에 백지 위임한 선수도 있다. 올해로 미래에셋과 7년째 계약이 만료되는 '저평가 우량주' 김세영이다. 김세영은 2014년에 미래에셋과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미국 진출시 수정 계약을 한다는 옵션에 따라 작년에 다시 계약서를 썼다. 물론 그 때도 회사측 결정에 전적으로 따랐다. 올해도 그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김세영은 작년에 LPGA투어서 3승을 거둬 신인상을 수상했다. 올해도 2승을 거두었다.

그런데 LPGA투어서 거둔 5승의 대부분이 임팩트가 강한 기적같은 역전승이었다. 광고 업계에서는 팬들의 기억속에 확실하게 각인되는 그런 우승이 일반적인 우승보다 더 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김세영은 미국에는 에이전트가 있지만 국내는 없다. 부친 김정일씨는 "FM(Father&Mother)사가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회사와의 돈독한 신뢰 관계에서 에이전트로 아버지와 어머니면 충분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중 매니지먼트사들 사이에서는 후원사가 김효주, 전인지의 계약 조건을 비교 대상으로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한편 박인비는 KB금융그룹과 재계약이 유력시 되고 있다. 올 시즌 손가락 부상으로 투어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이 계약조건에 충분히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 시즌 KLPGA투어 대상 수상자인 고진영도 여러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선 협상 대상자인 현 메인스폰서 넵스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렇듯 투어 성적 못지 않게 계약 시장에서 누가 잭팟을 떠트릴 것인가에 쏠린 팬심으로 올 겨울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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