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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FA 100억 시대` 연 최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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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3관왕' 최형우(33)가 KBO 프로야구 무대에 '몸값 100억원' 시대를 열며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KIA는 24일 "최형우와 4년 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 등 총 100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박석민이 NC 다이노스와 계약할 때 기록한 4년 최대 96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 대우다. 또한 그동안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심리적 저지선으로 존재하던 100억원의 벽을 넘어선 최초 사례다. 물론 이전에도 연봉 외에 성적 옵션 등을 합쳐 100억원을 받는 선수가 존재할 것이라는 '심증'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는 최형우가 첫 번째 100억원대 선수다.

2002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최형우는 처음부터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당시 포수였던 최형우는 1군 무대에서 단 6경기만 뛴 후 2005년 시즌 종료와 함께 방출됐다. 최형우의 운명을 바꾼 것은 포지션 변경이었다. 최형우는 경찰야구단에 힘들게 들어간 후 타격에 집중하기 위해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꾼 뒤 비로소 재능을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최형우는 결국 2008년 삼성에 재입단했고, 이후 KBO 프로야구 무대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최형우는 지난 11시즌 동안 타율 0.314, 234홈런, 911타점, 705득점으로 화려한 개인 통산 성적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큰 부상도 없이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꾸준함이 큰 장점이다.

특히 FA를 앞둔 올해는 더욱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138경기에 출장한 최형우는 타율(0.376), 최다안타(195개), 타점(144개) 부문 1위에 오르며 타격 3관왕을 달성했다. 비록 두산의 우승을 이끈 더스틴 니퍼트(35)에 밀려 MVP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시즌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FA 시장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과 국내 잔류 중 고민하던 최형우는 장고 끝에 거포가 필요했던 KIA의 러브콜을 받아들였다.

전북 전주 출신인 최형우는 "연고팀인 KIA는 언젠가 꼭 뛰고 싶은 팀이었다"며 "좋은 대우를 해준 KIA를 위해 30홈런·100타점을 목표로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금까지 KBO 프로야구 역사에 3년 연속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최형우 외에 이승엽(40·삼성)과 에릭 테임즈(30·NC),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까지 단 4명뿐이고 4년 연속으로 기록한 선수는 없다. 최형우가 목표를 달성하면 또 다른 최초 기록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최초로 100억원을 돌파한 건 큰 영광이지만 동시에 엄청난 부담감도 느낀다"고 밝힌 최형우는 "나를 키워준 삼성을 떠난다는 것이 많이 아쉽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며 전 구단에도 감사함을 표했다. 최형우를 잃은 삼성은 역시 FA 자격을 얻어 해외 진출을 고민 중인 투수 차우찬(29)의 잔류에 더욱 힘을 쓸 전망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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