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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소담 기자]‘아가씨’ 김민희가 늘 장갑을 끼고 있는 이유는 뭘까.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용필름)가 지난 1일 개봉해 9일까지 누적관객수 26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관심 가운데는 인생 연기를 펼친 히데코 역 김민희가 있었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은 하녀 숙희(김태리)와 아가씨의 후견인 코우즈키(조진웅)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나른함과 예민함이 전반에 깔린 히데코를 연기한 김민희. 화려한 의상과 헤어스타일 그리고 이에 더해진 독특한 장갑은 ‘아가씨’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패셔니스타 답게 김민희는 영화 속 장갑 색깔을 직접 의상에 맞춰 골랐다고 한다.
김민희는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박찬욱 감독님이 굉장히 꼼꼼하다. 가방이 필요한 장면이면 가방 여러 개를 가져와서 거기서 하나 골라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감독님이 마음에 드는 걸로 하라고 했더니 단번에 ‘이거’라며 내밀곤 했다”고 웃으며 “대부분 감독님이 원하는 걸 맞춰드렸는데, 장갑 색깔의 경우는 내가 골랐다. 처음 의상을 세팅할 때 장갑도 함께 준비를 해야 했는데 여러 가지 색깔이 있으면 그 중에서 골라서 끼곤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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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에서 히데코는 자신의 수발을 드는 숙희(김태리)의 도움을 받아, 아주 까다롭게 장갑을 고른다. 그렇다면 히데코는 왜 계속해서 장갑을 끼고 있는 걸까.
김민희는 “히데코의 장갑은 고모부인 코우즈키(조진웅)가 자신이 아끼는 책들이 손상되지 않게 하기 위해 끼우라고 한 것이다. 히데코가 책 낭독을 하지 않나. 책을 넘길 때 혹시라도 책이 망가질까봐 그렇게 시켰을 것”이라며 “게다가 그 장갑엔 속박의 의미도 있다. 마지막에 장갑을 벗어 던져버리지 않냐”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 또한 헤럴드POP과 인터뷰에서 “장갑은 원작 소설에도 나와 있는 부분이다. 코우즈키가 오래된 책들을 많이 취급하는데, 대부분 비싼 책이고 아끼는 것들이다. 그걸 만져서 손때가 묻으면 안 되니까 소중하게 다루느라 히데코는 물론이고 자신도 장갑을 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찬욱 감독은 “장갑을 끼고 생활하는 게 자신의 성격 일부가 돼 버린 거다. 히데코도 그걸 끼고 있어야 마음이 편한 셈이다. 그러면서 점점 자폐적인 성격을 형성하기도 하고 말이다. 코우즈키에 의해 강요 됐다기 보다는 어떤 의미에서는 속박이기도 하고, 다른 여러 가지를 연상하게 만드는 하나의 좋은 도구가 바로 ‘아가씨’ 히데코의 장갑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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