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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對美 핫라인 자랑 직후 ‘관세 25%’ 폭탄, 미 동향 뭘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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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對美 핫라인 자랑 직후 ‘관세 25%’ 폭탄, 미 동향 뭘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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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을 마치고 귀국하는 중에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을 마치고 귀국하는 중에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 국회가 한미 무역 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산 자동차와 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작년 11월,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고 미국은 관세를 15%로 인하하는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했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한국 아침 시각에 느닷없이 한국 국회를 문제 삼으며 관세 25% 원상 회복을 선언한 것이다.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의 진척이 일본이나 유럽보다 느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든지 대화로 상의할 수 있는 문제인데 기습적으로 관세 인상 발표부터 했다. 그 배경과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대책도 세울 수 있다. 그런데 청와대도 정부도 트럼프의 의도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 원론적 언급만 하고 있다.

최근 한·미 간 경제 문제에서 여러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국회가 처리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중대 우려”를 표명했다. 미 빅테크 기업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2주 전에는 주한 미국 대사 대리를 통해 디지털 규제 법안에 대한 우려가 담긴 서한을 보냈다. 쿠팡 사태에도 예기치 않게 미국 조야에서 한국 정부에 항의하고 있다. 이 문제도 어떻게 비화할 지 모른다.

문제는 이런 미국의 동향에 대해 우리 정부가 사전에 낌새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최근 미국을 방문했던 김민석 총리는 “밴스 부통령이 직통 전화번호를 알려줬고, 안보보좌관 전화번호도 적어 줬다”며 핫라인 구축을 자랑했다. 김 총리는 “외교부에서도 41년 만에 새 역사를 썼다 하더라”며 ‘미국과 통했다’는 자랑을 했지만 불과 하루도 안돼 트럼프 관세 폭탄을 맞았다.

트럼프 시대에 ‘미국을 안다’고 말하려면 트럼프 진영 깊숙이 들어가 있어야 하고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 그래도 예측이 어려운게 트럼프다. 그런데 그런 자산도 없이 당국자 한 두번 만났다고 ‘다 통했다’는 식으로 자랑을 한다. 지금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 동향에 대해 정말 얼마나 알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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