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UFC에 진짜 미치광이가 등장했다.
'재앙'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UFC 페더급 파이터 제앙 실바가 경기 내내 보여준 기행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경기 종료 후 발언이 팬들 사이에서 큰 혼란과 화제를 동시에 낳고 있다.
경기 도중 상대의 악수를 외면하고, 쓰러진 상대의 등 위에 올라 '서핑'하듯 뛰어오르는 행동까지 벌였던 실바가 정작 승리 직후에는 상대를 두고 "그는 나의 우상"이라며 존경을 표한 것이다.
실바는 25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24: 게이치 vs 핌블렛' 메인카드 첫 경기에서 잉글랜드 출신의 아놀드 앨런을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30-27, 29-28, 29-28)을 거뒀다.
경기 내용 자체만 놓고 보면 실바의 승리는 충분히 설명 가능했다. 경기 초반 앨런이 잽과 움직임으로 페이스를 장악했지만, 실바가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더 강한 압박과 임팩트 있는 타격을 적중시키며 판정에서 우위를 점했다.
실제로 1라운드 초반 앨런은 지속적인 서클링과 잽으로 실바의 전진을 차단했고, 실바는 신중하게 거리를 좁히며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라운드 종료 직전 실바가 갑자기 템포를 올려 단발성 샷과 바디 공격을 섞어 앨런을 압박했다.
1라운드 종료 후 앨런이 하이파이브를 건넸지만 실바는 이를 무시했고, 이에 앨런이 실바를 밀치면서 심판의 구두 경고를 받는 신경전도 연출됐다.
2라운드 들어서는 엘보와 헤드킥을 성공시키며 맞불을 놨다. 양 선수가 번갈아 가며 강타를 주고받은 팽팽한 라운드였지만, 실바가 점점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논란의 장면은 3라운드 막판에 나왔다. 남은 시간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실바는 그라운드에 있던 앨런의 등 위로 뛰어올랐다가 곧바로 다시 내려왔다.
명백한 공격 의도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황당한 행동이었다.
이 장면은 즉시 SNS를 통해 확산됐고, 팬들의 반응은 혼란과 조롱, 그리고 열광이 뒤섞였다.
'스포츠키다'에 따르면, 전 UFC 웰터급 파이터 벤 아스크렌은 자신의 SNS를 통해 "상대 등 위에서 서핑했다. 제앙이 라운드를 가져간다" 라고 농담 섞인 반응을 남겼다.
또, 한 팬은 "피니시할 수 있었는데 굳이 등 위에 올라탔다. 이게 가장 제앙 실바다운 행동"이라고 했고, 또 다른 팬은 "상대 등 위에 올라섰다가 점프하는 건 미친 짓이다. 보너스라도 주나?"라며 황당함을 드러냈다.
"무언가 잘못됐다", "진짜 미치광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실바가 경기 내내 보였던 기행과 달리 경기가 종료된 뒤 분위기는 급변했다.
실바는 갑자기 앨런 앞에 서 무릎을 꿇고 그를 끌어안으며 감정을 드러냈고, 인터뷰에서는 앞선 행동들과는 전혀 다른 말을 꺼냈다.
그는 앨런을 가리키며 "이 사람은 진짜다. 내가 우상으로 여겨온 선수와 싸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나는 그를 정말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상과 싸우는 건 감정적으로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경기 중에는 무례하고 충동적인 모습이었지만, 경기 후에는 존경과 감사를 표현하는 진중한 태도에 팬들은 더욱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승리로 실바는 지난해 디에고 로페스에게 당했던 자신의 첫 UFC 패배 이후 반등에 성공하며 다시 한번 타이틀 경쟁 구도에 이름을 올렸다.
실바는 경기 후 "챔피언이 누구든 상관없다. 내가 다음이다"라며 타이틀 도전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반면, 오랜 공백 이후 복귀전을 치른 앨런은 또 한 번 정상 문턱에서 발길을 멈추게 됐다.
사진=SNS / 연합뉴스 / Razed MMA X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