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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통조림 동나” 최악 눈폭풍에 미국이 멈췄다

서울경제 윤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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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통조림 동나” 최악 눈폭풍에 미국이 멈췄다

서울맑음 / -3.9 °
마트 매대 텅텅
상점들 문닫아
최소 22개 州서
비상사태·휴교령
뉴욕행 항공편 등
국적기 대거 결항


24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저지주 버건카운티의 한인 슈퍼마켓인 H마트는 주말 늦은 시간인데도 가족 단위로 식료품을 사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도시락 형태의 완성된 음식을 파는 넓은 매대는 상품이 모두 팔려 포장 식품 1개만 덜렁 남아 있었다. 마트 옆 빵 매장의 진열대도 텅텅 비어 있었다.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간 강추위에 시내 곳곳은 폭풍 전야처럼 인적이 드물었다.

미국인들이 식료품 사재기에 나선 것은 이날부터 캐나다까지 포함한 북미 지역에 사상 최악의 한파를 동반한 눈폭풍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미국 기상청은 서부와 남부 일부를 제외한 미 전역에 얼음 폭풍, 겨울 폭풍, 극한 한파, 결빙 등의 경보를 발령했다. 산간에는 눈사태, 해상에는 해일 경보가 내려졌다. 켄 그레이엄 기상청장은 미국에서만 2억 명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미국 기상청은 한파와 함께 강한 눈보라가 남서부에서 북동부를 가로질러 불 것으로 예상했다. 현 1300마일(약 2092㎞) 수준인 눈구름대가 북동쪽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2000마일(약 3219㎞)까지 늘어나 며칠 동안 미 전역을 강타할 예정이다.

이날 남서부 지역인 뉴멕시코·텍사스에서는 이미 얼음이 뒤섞인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북동부인 뉴욕에는 적설량이 약 30㎝에 달할 것으로 예보됐다. 미국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꼽히는 미네소타주는 영하 40도, 캐나다 퀘벡주는 영하 50도 안팎으로 기온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CNN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이번 한파를 ‘블록버스터’ ‘역사적’ 등으로 표현하며 얼어붙은 비가 결빙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빙이 누적될 경우 전신주에 걸린 전깃줄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끊어질 수 있는 까닭이다. 실제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한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에서는 이날만 각각 5만 5000건, 4만 5000건의 정전이 신고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저지주와 펜실베이니아주·오하이오주 지역에서는 제설용 염화칼슘 재고가 부족해 교통 대란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연방정부는 국가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22개 주(州)와 워싱턴DC에서는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26일에는 워싱턴DC의 연방정부도 문을 닫는다. 항공사들은 24~25일 이틀 동안만 1만 3000여 편의 항공기 운항을 취소했다. 시카고 등 눈폭풍 영향권에 들어갈 지역 학교들은 대다수 휴교령을 내렸고 뉴욕시는 25일 보궐선거 조기 투표를 연기했다. 미키 셰릴 뉴저지주지사는 24일 “몇 년 만에 처음 보는 엄청난 겨울 폭풍”이라며 사업용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고 고속도로 제한 속도를 시속 35마일(약 56㎞)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마러라고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주로 가지 않고 워싱턴DC 백악관에 머물며 23일부터 겨울 폭풍에 대한 보고를 하루종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방금 테네시·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메릴랜드·아칸소·켄터키·루이지애나·미시시피·인디애나·웨스트버지니아주에 대한 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했다”며 “우리는 연방재난관리청(FEMA) 및 주지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모든 사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안전하고 따뜻하게 지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눈폭풍으로 미국 공항으로 오가는 한국 국적 항공사들이 항공기 18편(25일 오후)을 결항 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항공사들 역시 예정된 항공편 운항을 대규모로 취소하면서 24일 운항하려던 미국 국내·국제선 총 3148편이 취소됐다. 또 25일 항공편은 5068편이 취소됐다.

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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