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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 초소형 SAR 위성 '빅매치'…KAI '본체' vs 한화 '레이더'

뉴스웨이 이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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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 초소형 SAR 위성 '빅매치'…KAI '본체' vs 한화 '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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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찬희

그래픽=이찬희


[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국내 우주 산업 첫 대규모 물량 사업인 초소형 SAR 위성체계 개발 사업이 최종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빅매치'로 번지고 있다. '본체'를 앞세운 KAI와 '레이더 탑재체'를 내건 한화시스템의 경쟁 구도가 뚜렷해진 가운데, 결과에 따라 양사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국내 우주 사업 주도권이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관련부처들은 '민군 겸용 초소형위성체계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2030년까지 약 1조4000억원을 투입해 합성개구레이다(SAR) 검증위성을 먼저 개발·입증한 뒤, 이를 기반으로 SAR 초소형 위성 40기 규모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의 목표는 한반도 전역과 주변 해역을 촘촘히 관측해 위기 징후와 재난 상황을 수시로 탐지하는 우주 감시 자산 확보다. SAR은 레이더파 반사 신호를 합성해 영상을 만드는 방식으로 야간·악천후에도 관측이 가능하다.

이번 개발 사업을 통해 SAR의 한반도 '방문 주기'는 20~30분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위성 40기 가운데 일부는 스페이스X 발사 계약을 통해 2029년 2월, 5월, 8월에 순차 발사 계획이 언급되며 양산 로드맵도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이번 사업 경쟁의 축은 위성의 '몸통'과 '눈'으로 나뉜다. KAI는 위성 본체(플랫폼)와 체계종합·양산 역량을, 한화시스템은 SAR 레이더 탑재체와 데이터링크, 체계종합 등 핵심 임무장비 경쟁력을 각각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초소형 SAR 위성은 군집 운용을 전제로 하는 만큼, 단일 기체 성능뿐 아니라 동일 성능을 반복 생산해 일정대로 투입할 수 있는 제조 역량과 운용 체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KAI는 국내 우주사업이 시작된 1990년대 아리랑 위성 개발 참여를 시작으로 중·대형 위성 개발에서 축적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차세대중형위성(차중위성) 사업에서는 항우연과 공동개발을 거쳐 2~5호 제작·발사 전 과정을 주관하고, 민간 이관 모델을 이끌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초소형 위성 경험이 없다는 점은 감점 요소로 거론된다.

KAI는 2020년 사천 본사 우주센터를 준공해 설계·제작·조립·시험·양산을 한 곳에서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민간 최대 규모 4톤급 열진공 챔버를 구축한 시험 능력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감시·정찰의 핵심인 '위성의 눈' 분야를 전면에 세우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전자광학(EO)·적외선(IR)·SAR 탑재체 기술을 모두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으로, 무기체계에 EO·IR 및 레이더 기술을 적용해 위성 탑재체로 확장해 왔다.

한화시스템은 2009년 아리랑 3A호 IR 센서 개발을 시작으로 2015년 IR 센서 국산화에 성공했고, 후속 시리즈의 EO·IR 탑재체 개발도 진행 중인 상황이다. 또한 군 정찰위성 '425 사업'에서는 SAR 탑재체를 공급했고, 향후 완전 국산화를 위해 반사판 안테나 등 핵심 부품 개발도 추진 중이다.

민간 분야에서는 2023년 12월 소형 SAR 위성 발사·교신 성공, 2024년 4월 촬영 영상 공개를 통해 운용 경험을 확보했다. 현재 0.5m·0.25m급 소형 SAR 위성 개발을 진행 중으로, 0.25m급은 2년 내 발사 계획을 앞두고 있다.


최종 사업자가 선정되면 양사에 중장기적으로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위성 40기 체계 구축 과정에서 대규모 물량 기반 실적을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국내외 유사 사업에서 활용 가능한 대표 헤리티지를 쌓을 수 있다. 반면 경쟁에서 밀릴 경우 초소형 SAR 군집 체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초소형 위성 분야에서 '개발'이 아니라 '양산·운용' 경쟁이 시작된다는 상징성이 크다"며 "KAI의 본체 역량과 한화시스템의 SAR 탑재체 역량이 정면으로 맞붙는 만큼 결과에 따라 국내 우주산업의 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용 기자 senn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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