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기술 확보… 美 진출 노려
김무환(왼쪽) SK이노베이션 에너지설루션사업단장과 박인식 한국수력원자력 수출사업본부장,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가 지난 15일(현지 시각) 미국 시애틀 테라파워 본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의 차세대 소형 모듈 원전(SMR) 개발사인 테라파워의 주요 주주가 되어 차세대 SMR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특히 한수원은 SK그룹·테라파워의 ‘SMR 동맹’에 합류한다는 뜻을 담아, 테라파워의 2대 주주인 SK이노베이션과 SK㈜가 가진 지분 일부를 매입하는 형태를 취했다. 국내 에너지 공기업이 글로벌 SMR 개발사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라파워는 2008년 빌 게이츠가 설립한 회사로, 차세대 SMR 분야 선두 기업으로 꼽힌다. 현재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세계 최초 상업용 SMR 플랜트를 미 와이오밍주에 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와 함께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약 3700억원)어치 지분을 매입했는데, 한수원은 SK이노베이션이 가진 이 지분 4000만달러어치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SMR은 대형 원전의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인 500MW(메가와트) 이하 소형 원전이다. 기존 대형 원전보다 안전하고, 모듈형 설계를 통해 건설 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급증하는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SMR에는 기존 경수로형을 축소한 3세대형과 나트륨 등을 냉각제로 활용한 차세대 제품이 있다. 한수원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 개발 중인 3세대 SMR 기술에 이어 테라파워를 통해 차세대인 4세대 SMR 기술도 확보하게 됐다. 또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미국 등 글로벌 진출도 노릴 수 있게 됐다.
테라파워는 독자 SMR을 설계할 능력은 갖췄지만 원전을 실제 건설하거나 운영해 본 경험이 없어, 원전 건설·운영 경험이 풍부한 한수원과의 협력으로 한층 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소재 분야 사업 경험까지 합해 차세대 SMR 시장을 선점하는 게 ‘SMR 동맹’의 목표다.
SMR 분야는 앞으로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의 주요 발전원으로 SMR이 부각되며 2050년까지 용량은 최대 120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국 역시 지난해 초 확정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함께 SMR 1기를 건설하겠다고 명시했다.
[전준범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