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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뇌물 주고 공천 받아 이권 개입, 부패 소굴 지방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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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뇌물 주고 공천 받아 이권 개입, 부패 소굴 지방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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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헌금'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공천 헌금'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민주당 강선우 의원에게 1억원 공천 뇌물을 준 혐의로 수사를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시의원 권한을 이용해 가족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김씨가 상임위를 옮길 때마다 가족 회사가 상임위 산하 기관으로부터 사업을 따내는 등 이권에 개입한 정황을 파악하고 감사에 착수했다.

김씨가 2020년 7월 서울시의회 교육위에서 도시계획관리위로 옮긴 직후 그의 남동생은 부동산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임대주택 약정을 맺은 뒤 오피스텔 두 동을 지어 282억원에 팔았다. 도시계획관리위는 SH 예산 심의권을 갖고 있다. 김씨가 교육위에 있을 때에는 여동생이 대표인 교육업체가 2300만원 규모의 서울시 용역 과제를 따냈고, 문화체육관광위원 때는 또 다른 가족 관련 기업이 4750만원의 박물관 프로젝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김씨 가족 관련 회사 7곳이 이런 방식으로 서울시 사업을 따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의회 부패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연결된 구조를 갖고 있다. 지방의원들은 공천 대가로 지역구 의원의 선거운동원이나 행동대원 역할을 하고, 강선우 의원처럼 공천 대가로 돈을 받기도 한다. 뇌물로 공천을 받은 지방의원들은 본전 이상을 뽑아내려고 각종 이권에 개입한다. 김병기 의원 문제도 지방의원들과 관련이 있다. 경찰은 2020년 총선 직전 구의원 2명에게 30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탄원서 내용과 아내가 구의회 부의장의 법인 카드를 유용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지자체를 견제하고 주민 권익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지방의회는 오래전에 정치인들의 이권 도구로 전락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2024년 조사에서 지방 공직자의 15%가 “지방의회 의원들의 부패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권한을 넘어서는 업무 처리를 요구하거나, 계약 업체 선정에 부당하게 관여한다는 것이다. 당시 조사에선 군과 구의회는 빠졌는데 이들까지 포함하면 상황이 더 심각할 것이다.

국민 85%가 지방의회 선거 때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정당만 보고 투표한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지방의원들은 공천을 위해 뇌물을 주고 지방의회에선 이권을 챙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지방 의회는 사실상 부패 소굴이 돼가고 있다. 30년 동안 악화되고 있는데 6월 지방선거 때 또 지방 의원을 뽑아야 한다. 지방 의회 폐지를 심각하게 논의할 때가 됐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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