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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미세먼지에 결국 불참 선언' 안톤센의 항변, "세계 선수권은 어떻게 하게"…인도, BWF 오픈 자격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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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미세먼지에 결국 불참 선언' 안톤센의 항변, "세계 선수권은 어떻게 하게"…인도, BWF 오픈 자격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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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셔틀콕보다 먼저 문제가 날아다녔다. 경기력이 아니라 환경이 대회의 중심이 됐다.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인도 오픈(슈퍼 750)을 둘러싼 논란이 결국 ‘불참 선언’으로까지 이어졌다.

중국 매체 ‘넷이즈’는 15일(한국시간) 덴마크 남자 단식 국가대표이자 세계 랭킹 3위 안데르스 안톤센의 발언을 인용해 “안톤센이 뉴델리의 심각한 대기오염을 이유로 인도 오픈 불참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 선택이 아니라, 인도 오픈을 둘러싼 환경 논란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핀 장면이었다.

안톤센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직접 이유를 밝혔다. 그는 “많은 분들이 내가 3년 연속 인도 오픈에서 기권한 이유를 궁금해한다. 뉴델리는 배드민턴 대회를 개최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수준의 대기오염을 겪고 있다”며 “올여름 이곳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릴 때는 상황이 개선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이번 기권으로 또다시 5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할 것”이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도 오픈은 지난해부터 경기장 위생, 대기 질, 운영 미숙 문제로 꾸준히 지적을 받아왔다. 올해 대회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기존 KD 자다브 스타디움이 아닌 인디라 간디 스포츠 콤플렉스로 장소를 옮겼지만, 불만은 오히려 더 커졌다.

외부 바람 유입으로 셔틀콕 속도가 달라진다는 선수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실제 경기 도중 조명이 꺼지는 돌발 상황까지 발생했다.


거기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위생과 공기 질이다. 덴마크 여자 단식 선수 미아 블리치펠트는 “바닥에는 새똥이 있고, 공기에는 먼지가 가득하다. 심지어 새들이 경기장 안을 날아다닌다”며 “이곳에서 세계선수권을 연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중국 남자 대표팀 코치 쑨준 역시 “목이 너무 아파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해야 할 정도”라고 폭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톤센의 불참은 상징적이다. 그는 벌금을 감수하면서까지 인도 오픈 출전을 거부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가 환경 문제를 이유로 3년 연속 대회를 외면했다는 사실 자체가 대회의 신뢰도를 흔들고 있다.

경기력 이전에 선수 건강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내려진 셈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인도 배드민턴협회(BAI)는 진화에 나섰다. 협회 측은 “불만은 훈련 구역과 보조 경기장에 국한된 것”이라며 “본 경기장은 국제 기준에 맞게 관리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일부 인도 선수들도 “국제 대회를 다니다 보면 어느 나라에서나 이런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며 불만을 축소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훈련장과 경기장 인근에서 원숭이가 목격됐고, 관중석에 앉아 있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이는 최소한의 통제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인디안 익스프레스’ 역시 원숭이와 위생 문제를 잇달아 보도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트 위에서는 세계 최고 선수들의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안세영을 비롯한 정상급 선수들은 환경이라는 변수 속에서도 경기력을 유지하며 대회를 소화 중이다. 하지만 안톤센의 사례가 보여주듯,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인내로 덮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인도 오픈은 오는 여름 열릴 세계선수권대회의 전초전 성격을 띤 대회다. 그만큼 이번 논란은 단순한 불편 사항을 넘어, 세계선수권 개최 자격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셔틀콕이 아닌 먼지와 논란이 더 오래 날아다닌다면, 인도 오픈의 의미는 물론 BWF의 대회 관리 기준 역시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mcadoo@osen.co.kr

[사진] SNE 스포츠, dewismashes, 프레스 트러스트 오브 인디아, BAI, 대한배드민턴협회/BADMINTO PH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