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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반도체 관세 확대”, 통상 불확실성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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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반도체 관세 확대”, 통상 불확실성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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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해 자국으로 수입됐다가 재수출되는 반도체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서명한 포고문은 “특정 첨단 컴퓨팅 반도체 및 파생 상품 수입이 미국 내 기술 공급망 구축과 제조 역량 강화에 기여하지 않는 경우 즉시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명시했다. 이번 관세의 칼끝은 일단 대만에서 미국을 거쳐 중국으로 재수출되는 엔비디아 ‘H200’를 겨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도체 수입을 국가안보 사안으로 규정한 트럼프 행정부가 ‘더 광범위한 관세 부과’와 함께 ‘관세 상계 프로그램’ 도입을 언급한 만큼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다. 방미 중이던 통상교섭본부장이 황급히 귀국을 미루고 진상 파악에 나서야 했을 정도다. 한국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사실상 최혜국대우를 약속받았지만 미국의 돌발적 조치로 우리 기업들이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이 연초부터 반도체 관세의 포문을 연 것은 올해도 거세게 이어질 관세전쟁의 서막에 불과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광물에 대해서도 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다른 나라들도 관세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멕시코가 자동차·철강·플라스틱 등 전략 품목에 대해 5~50% 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했고 캐나다와 유럽연합(EU)도 철강 관세 강화를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적법 여부를 가리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도 작지 않은 변수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무효화할 경우 통상 혼란이 불가피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301조 등을 활용한 ‘더 센’ 관세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한미 관세협정이 지난해 성공적으로 타결됐지만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은 끝난 게 아니다. 더 복잡한 미국과의 비관세 협상, 전방위로 옮겨붙은 ‘자국 우선주의’의 불똥에 잠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더 광범위하고 복합적인 통상 파고에 우리 경제가 휩쓸리지 않으려면 민관이 합심해 각 현안마다 정교한 전략을 세우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우선은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부터 챙겨야 한다. K반도체가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거나 우리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대미 통상 대응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할 때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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