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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영포티 전용 상품?...“시장을 굳이 나누지 마세요”

조선일보 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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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영포티 전용 상품?...“시장을 굳이 나누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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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통계학적 시장 구분이 의미 없는 이유
마사 스튜어트가 모델로 나선 아메리칸 이글 광고./아메리칸 이글

마사 스튜어트가 모델로 나선 아메리칸 이글 광고./아메리칸 이글


지난 연말 미국 의류업체 아메리칸 이글은 84세 마사 스튜어트와 함께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Z세대 중심 전략을 넘어 부모, 조부모 세대까지 고객층을 넓히려는 시도였다. 마사 스튜어트는 1990년대 요리와 인테리어, 가드닝 트렌드를 이끌었던 방송인이자 사업가로, 최근 그녀의 수제 베이킹, 손글씨 카드 등에 관한 소셜미디어 검색이 급증하며 젊은 세대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부모와 인플루언서의 합성어인 그랜플루언서(Granfluencer)의 활약도 눈길을 끈다. 한국에서는 70~90대 원로 배우나 기업가 출신 시니어 유튜버들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특히 2030 세대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시니어가 들려주는 인생의 서사는 젊은 층에게 진정성 있는 조언으로 전달되고 가치관과 생활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호텔 조식 뷔페를 여유롭게 즐기는 모습이나 세련되고 편안한 바닷가 할머니(Coastal Grandmother) 패션은 젊은이들에게 이상적인 노년 이미지로 인식되며 유행했다.

와튼스쿨의 마우로 기옌(Mauro Guillén) 교수는 밀레니얼, Z세대 같은 나이 구분은 소비 행태를 예측하는 지표로서 신뢰도가 높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설화수가 국내외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60대의 다이소 뷰티 제품 구매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젊은 층이 주도하는 트렌드 변화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은 세대를 넘어 빠르게 공유된다. 오히려 2030 또는 시니어 전용 제품과 브랜드는 기업의 시야를 좁히고 성장 잠재력을 제한할 위험이 크다.

인구통계학적 구분의 의미가 축소된 ‘포스트 데모그래픽’ 시대는 이미 10여 년 전 시작됐지만, 시장을 바라보는 고정관념과 편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최근 불거진 ‘영포티’ 논란도 나이만으로 제품과 시장을 구분한 데서 비롯된다. 세대를 분절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세대 간(inter-generational) 연결을 지향하는 브랜드는 다양한 연령대 고객을 확보하며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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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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