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아주경제 언론사 이미지

해외송금 한도 두 배로 커졌지만…관심 없는 증권사들

아주경제 고혜영 기자
원문보기

해외송금 한도 두 배로 커졌지만…관심 없는 증권사들

서울맑음 / -3.9 °
[사진=챗GPT]

[사진=챗GPT]



올해부터 증권사에서도 연간 10만 달러까지 별도 증빙없이 해외송금이 가능해졌다. 은행에 쏠린 해외 송금 수요가 증권사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아직까지 증권사들의 행보는 미온적이다. 일부 증권사에서 고객 유지 차원에서만 해외 송금 서비스를 다루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8일 은행·비은행권으로 차등을 뒀던 무증빙 해외송금 한도를 모두 연간 10만달러로 통합하는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증권·카드사, 소액 해외송금업자의 무증빙 송금 한도는 연 5만달러로 이보다 많은 외화를 송금하려면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했다. 개편안은 이를 은행 수준으로 높였다. 이를 통해 개인이 유학생 학비나 생활비, 해외 직구 대금, 소규모 무역 대금 등을 보낼 수 있는 창구를 더 늘어날 것이란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내 해외 송금 규모는 꾸준히 증가세다. 지난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해외 송금 규모는 2022년 4조278억원에서, 2023년 4조4597억원, 2024년 4조7125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지난해에는 8월 기준 3조1428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인터넷 은행 후발주자인 토스뱅크가 은행권 최저 수준인 3900원의 송금 수수료를 제시하며, 은행권에서는 신규 고객 선점을 위한 ‘수수료 인하 각축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 송금 한도가 늘었지만 증권사들의 대응은 소극적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기존과 동일한 내용의 외화 송금 서비스를 고객 편의 제공 차원에서 유지하는 수준이다. 수익 창출을 위해 신규 서비스를 내놓는 곳도 없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송금 전문업체 한패스와 모인과의 제휴를 통해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이 제휴 업체에 직접 원화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로, 미래에셋증권은 수수료 수익을 별도로 얻지 않는다. 키움증권은 미국 송금 시 2500원, 원화 송금은 3000원으로 은행권보다 적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 거래 규모 자체도 절대적으로 적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해외송금 거래량은 1970건에 불과했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송금업체 웨스턴유니온(Western Union)을 통해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금액과 국가에 관계없이 건당 5달러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해외송금 서비스 확대에 소극적인 이유로 '구조적 한계'를 꼽는다. 국제결제망과 전산 인프라를 이미 갖춘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독자적인 해외송금 사업이 어려워 제휴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급 결제망을 구축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사업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객들은 이미 은행에서 제공하는 송금 서비스를 통해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주로 은행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며 "증권사 이용 고객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얼마나 이용할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주경제=고혜영 기자 kohy0321@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