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환자 수 322만명…42% 급증
20~30대 환자, 25만명↑
최근 5년간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 수 추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
몸속에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쌓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부족한 상태의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최근 5년간 10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30대 젊은 연령층 환자도 40% 이상 늘었다. 배달 음식 섭취가 늘어난 사회적 경향이 굳어지고 비만 등 이상지질혈증의 위험 요인 발생이 증가한 탓으로 보인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 수는 2020~2024년 최근 5년간 226만8620명에서 322만1286명으로 42% 급증했다. 같은 기간 20~30대 환자 수는 17만7415명에서 25만4210명으로 4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보면 지난 3~4년간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기름지고 자극적인 배달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이 오랜 기간 자리 잡게 됐다"며 "혼인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1인 가구가 늘다 보니 이러한 잘못된 식문화가 이어지고, 비만 등 관련 질환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별로 보면 2024년 여성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약 191만명으로 남성(131만명) 대비 약 1.45배 더 많았다. 정욱진 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 교수(의과대학장)는 "가임기 때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혈관을 건강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폐경(월경 중지)이 오는 50대 초중반부터는 이상지질혈증·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 발생이 급속도로 늘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폐경 이후 호르몬제를 투입하는 치료법이 있지만 유방암과 자궁내막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상지질혈증은 몸에 나쁜 저밀도 지질단백질(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지만, 몸에 좋은 고밀도 지질단백질(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은 상태다. 여기서 중성지방은 몸속 지방조직에서 분비돼 에너지원으로 쓰이는데, 식사 후 필요 없는 에너지가 지방으로 바뀌면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높아진다. 이상지질혈증의 원인으로는 지방 위주의 식생활, 운동 부족, 가족력 등 1차적 요인과 당뇨병, 신장·간질환, 내분비 이상 등으로 병이 원인이 되는 2차적 요인으로 나뉜다.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상지질혈증은 별다른 증상이 없이 진행되는 '침묵의 질환'이다. 이에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에서도 △20세 이상의 모든 성인 △조기 심혈관질환과 심한 이상지질혈증 가족력 등 다른 위험 요인이 있을 시 더 젊은 연령에서도 시행할 것을 권한다. 수치로 따지면 총콜레스테롤은 240밀리그램 퍼 데시리터(㎎/dL) 이상, LDL 콜레스테롤은 160㎎/dL 이상, 중성지방은 200㎎/dL 이상부터 '높음' 단계로 구분한다. HDL 콜레스테롤은 40㎎/dL 이하부터 '낮음' 단계에 속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뇌로 가는 혈관에 콜레스테롤 찌꺼기가 쌓여 통로가 좁아지고, 찌꺼기가 떨어져 나가 다른 혈관을 막게 될 경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젊은 연령층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식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트랜스지방산이 많은 치킨 등 튀김류와 라면 등을 비롯해 최근 유행하는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등 과도한 당과 지방이 들어간 디저트류는 멀리해야 한다. 위험인자인 술, 담배, 스트레스에 대해서도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손 교수는 "중성지방은 식습관 영향이 약 80%"라며 "중성지방 수치가 500㎎/dL 이상의 매우 높은 수준이라면 약물 치료가 필요하지만, 400㎎/dL 이하이고 섭취하는 음식만 개선해도 수치를 확 낮출 수 있다. 다만 LDL 콜레스테롤은 가족력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합병증 등 개인 건강 상태를 따져본 뒤 약물 치료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LDL 콜레스테롤)수치가 높게 나와도 가족력 요인을 제외한다면 충분히 식습관으로 교정해볼 수 있다"며 "기름진 음식과 당분이 과도한 음식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표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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