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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AI, 네이버 떨어지고 LG K-엑사원 최고점 받았다...분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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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AI, 네이버 떨어지고 LG K-엑사원 최고점 받았다...분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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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정부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인공지능(AI) 프로젝트 1차 단계 평가에서 LG AI연구원의 자체 생성형 AI 모델 K-엑사원(K-EXAONE)이 전 부문 최고점을 휩쓸며 1위로 2차 단계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네이버와 게임 업계의 대표 주자 NC AI는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이변이 연출됐다. 최근 국내 AI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맨바닥 개발) 논란과 기술 주권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잣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민국 AI를 선도하는 네이버가 아쉬운 옥의 티로 무너졌다는 말이 나온다. NC AI도 단기간에 인상적인 파괴력을 보였으나 악저고투에도 불구하고 아깝게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를 바탕으로 정부 주도 AI 프로젝트의 경쟁 구도는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등 3파전으로 재편됐다. 총 20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는 한국형 소버린 AI(Sovereign AI)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어 이번 1차 평가 결과가 향후 국내 AI 지형도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압도적 기술력으로 증명한 구광모의 선구안과 LG의 뚝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등이 15일 발표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평가 결과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의 K-엑사원은 벤치마크 평가, 전문가 평가, 사용자 평가 등 모든 항목에서 경쟁사들을 제치고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LG가 지난 5년간 축적해 온 독자적인 기술력과 구광모 ㈜LG 대표의 강력한 리더십이 결합된 성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0년 LG AI연구원 출범 당시부터 AI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선택과 집중을 강조해 온 구광모 대표의 선구안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구 대표는 취임 초기부터 AI 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최근 발표한 2026년 신년사에서도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수준까지 파고드는 치열한 집중과 새로운 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LG 컨소시엄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단 5개월 만에 모델을 완성해 제출했다. 2020년 설립 이후 꾸준히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에 매진해 온 탄탄한 선행 기술 연구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평가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LG AI연구원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가장 배점이 높은 벤치마크 평가(40점 만점)에서 LG는 종합 33.6점을 기록해 5개 팀 평균인 30.4점을 크게 상회하며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글로벌 공통 벤치마크와 개별 벤치마크에서도 경쟁사들을 압도했으며, NIA 벤치마크에서는 SK텔레콤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정량적 평가뿐만 아니라 정성적 평가에서도 LG의 독주는 이어졌다. 외부 AI 전문가 10인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는 LG AI연구원에 35점 만점 중 31.6점을 부여해 1위로 선정했으며, 실제 사용자들이 참여한 평가에서도 유일하게 25점 만점을 획득했다.

사실상 모든 평가 지표에서 경쟁사들을 따돌리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과시한 셈이다.

LG AI연구원은 이번 1차 통과를 기점으로 K-엑사원을 단순한 글로벌 수준의 모델을 넘어 산업 현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프런티어급 AI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엑사원에서 시작된 혁신은 이제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 대한민국 산업 전반의 AI 생태계를 주도하는 핵심 엔진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내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고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네이버와 NC의 탈락 충격, 독자성 검증의 높은 벽
평가의 가장 큰 충격은 국내 포털 1위 기업인 네이버와 게임 업계 강자 NC AI의 탈락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정량적 평가 점수에서 탈락권을 벗어났으나 사업의 핵심 요건인 기술의 독자성을 입증하지 못해 실격 처리됐다. 평가 과정에서 네이버가 제출한 모델의 비전 인코더 기술 등이 중국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모델인 큐원(Qwen)을 기반으로 개발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음성을 동시에 이해하는 멀티모달 모델을 선보였지만 인간의 눈에 해당하는 비전 인코더가 알리바바의 기술과 가중치가 99% 이상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 측은 이를 두고 시스템의 효율성과 호환성을 위한 고도의 엔지니어링 판단에 따른 전략적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핵심 엔진인 거대언어모델(LLM) 파트는 100% 자체 기술로 개발한 프롬 스크래치이며 비전 인코더는 글로벌 표준 모듈을 채택해 안정성을 높였다는 논리다.

다만 주최 측은 이를 한국형 독자 AI 모델 확보라는 사업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 최종적으로 조건 미부합 판정을 내렸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아쉬운 순간이다. 대한민국 AI 인프라를 선도하는 기존의 전략은 변하지 않겠으나 탈락 그 자체는 씁쓸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NC AI 역시 고배를 마셨다. 각 평가 항목을 합산한 종합 점수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2차 단계 진출에 실패했다. 구체적인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경쟁사 대비 모델 성능 검증에서 열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게임 회사의 프레임까지 품으며 악전고투했으나 아쉽게 흔들렸다는 말이 나온다.


프롬 스크래치 논란과 기술 주권의 딜레마
이번 1차 선발은 오픈소스 의존도를 낮추고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국산 AI 경쟁력의 핵심 과제임을 잘 보여준다. 엔진은 국산이지만 변속기와 바퀴가 외산이라면, 향후 공급망 이슈나 라이선스 정책 변경 시 기술 주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적인 평가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뜻이다.

소버린 AI가 추구해야 할 기술 주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묻는 본질적인 질문이 급부상하는 순간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프롬 스크래치 논란은 한국 AI 산업이 처한 현실과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면서 "SK텔레콤, 네이버, 업스테이지 등 주요 참여 기업들의 모델이 중국의 오픈소스 기술을 차용했다는 의혹이 연쇄적으로 제기되면서 글로벌 표준을 따르는 효율적 전략인가 아니면 무늬만 국산인 기술 종속인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진 것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이 공개한 초거대 언어모델 A.X K1은 중국 딥시크(DeepSeek) 모델과 아키텍처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모델의 뼈대를 이루는 MLA(Multi-head Latent Attention)와 MoE(Mixture of Experts) 구조가 거의 동일하게 발견됐기 때문이다.

다만 SK텔레콤은 인퍼런스 코드와 학습 코드를 혼동한 데서 온 오해라고 정면 반박했다.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엔진 구동 방식이나 바퀴 배열은 최신 유행을 참고했을 수 있지만, 엔진을 구성하는 재질과 연소 과정인 가중치 학습은 100% 자체 기술로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외부 전문가들 역시 아키텍처 참고를 베끼기로 폄하해서는 안 되며, 그 구조 위에서 독자적인 지능을 구현해냈느냐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SK텔레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나아가 매개변수 5190억 개에 달하는 초대형 모델을 앞세워 '최대 규모' 타이틀을 노린 것도 주효했다.

업스테이지의 솔라 오픈 100B 모델 역시 중국 지푸AI의 GLM 모델을 복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으나 김성훈 대표가 직접 나서 개발 과정의 학습 로그와 체크포인트를 전면 공개하며 정면 돌파했다. 모델이 처음 학습을 시작할 때 오답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야말로 백지상태에서 시작했음을 증명하는 증거라며 기업 기밀에 해당하는 데이터까지 공개하는 강수를 뒀다. 또한 레이어 정규화 유사성 등 기술적 의혹에 대해서도 통계적 근거를 제시하며 독자성을 입증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프롬 스크래치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당장 정부는 파인튜닝을 통한 파생형 모델은 불인정한다고 명시했으나 아키텍처 차용이나 모듈 재사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부재했다. 추후 보완해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

한편 AI 기술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순혈주의가 과연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AI 선도 조직일수록 오픈소스를 적극 활용하며, 미국 기업들조차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을 차용하는 것이 글로벌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석학 합류와 생태계 확장, K-AI의 새로운 도약
논란과 검증의 시간을 거치며 살아남은 기업들은 이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업스테이지는 이번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컨소시엄에 딥러닝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과 국내 주요 산업 파트너들을 대거 합류시키며 전선을 넓혔다.

스탠퍼드대학교 최예진 교수, 뉴욕대학교 조경현 교수 등 거물급 인사들이 공동 연구에 참여하여 자체 모델의 핵심 알고리즘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형 모델이 이론적 완성도를 갖추고 최고 수준(SOTA)의 성능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현장의 적용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채널코퍼레이션, 핀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등이 컨소시엄에 가세하여 핀테크, 고객 관리, 공공 영역에서의 AI 전환(AX)을 추진한다. 이는 연구실의 성과를 시장의 수익으로 연결하고, 민간과 공공을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글로벌 석학들과의 협력과 파트너들의 합류로 독자 AI 모델 개발과 확산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기술 자립 의지를 다졌다.

LG AI연구원 또한 K-엑사원의 API를 무료로 개방하며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술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국내 AI 저변을 확대해 특정 플랫폼 종속을 막겠다는 의지다. LG는 효율성을 극대화한 하이브리드 어텐션 기술과 사고 궤적 학습 등을 통해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성능을 극대화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미·중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한국 AI가 나아가야 할 효율성 중심의 게임 체인저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다.


진정한 기술 독립을 향해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개발 과정의 투명성과 독자성에 대한 검증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배경훈 장관은 기술적 완성도뿐만 아니라 윤리적인 부분에서도 공감을 얻어야 진정한 K-AI라고 강조했다. 향후 평가의 핵심 잣대는 기술적 우수성을 넘어, 오픈소스 활용의 적절성과 기술 통제권 확보 여부가 될 전망이다.

소버린 AI의 핵심은 남의 기술 사용 여부를 떠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 기술진이 독자적으로 구조를 수정하고 개선할 수 있는 통제권에 있다는 유연하면서도 원칙적인 해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학계와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한국형 독자 모델의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설계, 지능, 기원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주권 수준을 판별하는 구체적인 등급 체계가 필요하며, 맹목적인 국산화보다는 글로벌 표준 기술 위에서 한국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쌓아 올리는 스마트한 주권 전략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2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국가적 프로젝트인 만큼, 이번 검증 과정은 한국 AI 산업이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성장통이자 관문이다.

LG AI연구원의 약진과 네이버의 탈락, 그리고 치열했던 프롬 스크래치 공방은 한국 AI 산업이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성숙의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껍데기만 있는 자존심이 아닌, 실력과 윤리를 겸비한 진정한 기술 독립을 이뤄낼 수 있을지 정부의 현명한 조율과 기업들의 끊임없는 혁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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