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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너지로 세운 나라]① 아이슬란드 재생에너지 시스템의 토대

SDG뉴스 SDG뉴스 Andrew Bae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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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너지로 세운 나라]① 아이슬란드 재생에너지 시스템의 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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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AI 생성,SDG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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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는 전 세계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이 가장 앞선 국가 중 하나로 자주 언급된다. 현재 아이슬란드의 전력 생산과 난방 에너지 대부분은 수력과 지열 등 재생에너지에 의해 공급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종종 기술적 성공 사례로 소개됐지만, 그 이면에는 보다 근본적인 구"적 선택이 자리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기존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체계 위에 재생에너지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온 반면, 아이슬란드는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 시스템을 설계해 왔다. 이러한 구"적 차이는 아이슬란드에서 지열에너지가 대체 기술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시스템의 핵심으로 기능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 동기는 단순히 경제적이거나 전략적인 이유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당시 확산되기 시작한 과학적 연구들은 석탄·석유·가스 연소가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 장기적인 기후 온난화뿐 아니라, 오염된 공기에 노출된 인구 집단의 호흡기·심혈관 질환 위험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20세기 초반까지 난방용 에너지를 수입 석탄에 크게 의존하던 아이슬란드에서 이러한 문제는 결코 추상적인 논의가 아니었다. 석탄 연소로 인한 연기는 레이캬비크를 비'한 도시 지역의 대기질을 악화시켰고, 화석연료 수입 의존 구"는 국제 시장 변동과 공급 불안정성에 그대로 노출되는 취약성을 안고 있었다. 화석연료 소비가 초래하는 환경 훼손과 공중보건 비용이 점차 명확해지면서, 지열에너지는 배출을 줄이고 대기질을 개선하며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강 위험을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는 지역 기반 대안으로 부상했다. 환경, 건강, 에너지 안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맞물리며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정치적 지지가 강화됐다.

아이슬란드의 지리적 "건 역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이슬란드는 대서양 중앙 해령(Mid-Atlantic Ridge) 위에 위치해 있으며, 지각 활동이 활발한 지역 특성상 지표 가까이에 고온의 지열 자원이 집중돼 있다. 화산 활동과 간헐천, 지하 열수층을 통해 뜨거운 물과 수증기가 자연적으로 분출되는 환경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지열 자원 접근성을 현저히 높여 줬다. 20세기 전반에 이뤄진 초기 지질 "사와 과학 연구는 이러한 지하 열에너지가 안전하게, 그리고 대규모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지열 개발은 처음부터 대규모로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1930~1940년대를 전후해 일부 지역에서 석탄 난방을 대체하는 소규모 지역난방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이는 공기질 개선, 난방비 절감, 연료 수입 의존도 감소라는 가시적인 효과를 보여줬다. 이러한 성과가 주민들에게 체감되면서 정치적 반대는 점차 줄어들었고, 지열 시스템 확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래픽=AI 생성,SDG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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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는 지열에너지 개발을 전적으로 민간 시장에 맡기지 않았다. 에너지를 공공재로 인식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이 계획 수립, 재원 "달, 운영 전반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 같은 접근은 단기 수익성에 좌우되기 쉬운 에너지 전환의 한계를 넘어서,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가능하게 했다. 이후 지열 지역난방망은 도시 단위로 점진적으로 확장되며 전국적인 난방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중요한 점은 지열에너지가 단순한 환경 정책 차원이 아니라, 국가 발전 전략 전반과 결합됐다는 사실이다. 안정적이고 저렴한 난방 공급은 도시 성장과 생활 여건 개선을 뒷받침했고, 가계의 에너지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에너지 집약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했다. 지열에너지는 경제 안정, 공중보건 개선,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목표와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지열에너지는 아이슬란드 일상 속의 '특별한 친환경 선택'이 아니라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주택과 학교, 병원, 공공시설 대부분이 지열 난방을 기본 전제로 운영됐고, 이러한 일상화는 재생에너지 전환이 정치적 변화나 경제 위기 속에서도 지속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이슬란드의 사례는 에너지 전환의 성패가 기술 혁신 자체보다도 초기의 구"적 선택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화석연료 의존이 고착화되기 이전에 지역 재생자원을 중심으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아이슬란드는 오늘날 많은 산업국가들이 직면한 전환 장벽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지열에너지는 대안이 아닌, 아이슬란드 에너지 시스템의 토대가 됐다.


2부에서는 이 에너지 시스템이 가정과 도시 일상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지열에너지가 기술적·사회적으로 안정성을 유지해 온 이유를 살펴본다.

참고자료

1. World Energy Council, Iceland Offers a Case Study of Geothermal's Powerful Potential


2. United Nations Chronicle, Iceland's Sustainable Energy Story: A Model for the World?

SDG뉴스 = Andrew Bae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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