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SEN=정승우 기자] 오프사이드를 고치려다 축구를 바꿀 필요가 있을까. 아르센 벵거(77)의 '데이라이트(공간) 오프사이드' 제안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지만, 답은 여전히 유보 상태다.
영국 'BBC'는 15일(이하 한국시간)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차기 시즌 규정 개정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벵거의 오프사이드 개정안이 다시 논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2020년 처음 제기된 이후 6년이 지났음에도, 법 개정에 한 발도 더 다가서지 못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핵심은 '데이라이트'다. 국제축구연맹(FIFA) 글로벌 축구 개발 책임자인 아르센 벵거는 "공격수의 신체 일부가 수비수와 같은 선에 있으면 오프사이드가 아니다"라는 기준을 제시해 왔다. 공격수와 두 번째 최종 수비수(통상 골키퍼를 제외한 마지막 수비수) 사이에 완전한 '공간'이 있을 때만 오프사이드를 선언하자는 발상이다.
논쟁의 불씨는 VAR이었다. 밀리미터 단위로 골을 지워버리는 이른바 '현미경 판정'이 잦아지면서 오프사이드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커졌다. BBC는 2년 전 FA컵 준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터졌지만 VAR로 취소된 코번트리의 극장골을 사례로 들었다. 역사에 남을 장면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반론도 분명하다. 오프사이드 규정은 1863년 제정 이후 1925년과 1990년, 두 차례만 큰 변화가 있었다. 1990년 개정은 수비 위주의 월드컵(이탈리아 대회, 경기당 2.21골) 이후 공격 활성화를 위해 '동선(level)'을 허용한 조치였다. 지금은 득점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의 근원은 VAR이지, 법 그 자체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욱이 반자동 오프사이드(SAOT)는 논쟁을 줄이기는커녕 또 다른 논란을 만들고 있다. BBC는 유럽 주요 리그에서 SAOT가 혼선에 빠진 사례들을 전했다. 선수 간 거리가 너무 가까워 판정에 5분 넘게 걸리거나, 컨페티가 센서를 방해하거나, 심지어 잘못된 수비수를 선택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이런 기술적 불완전성을 근거로 전면 개정을 추진하는 게 맞느냐는 의문이다.
시범 적용의 벽도 높다. 이탈리아 U-18 리그와 네덜란드 유스 대회에서 제한적 실험이 있었고, 전반적 평가는 긍정적이었지만 "공격수에게 과도한 이점"이라는 우려가 남았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수비가 더 깊게 내려앉아 오히려 수비적인 축구를 부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과거 자유킥·페널티 실험들이 혼란만 남긴 전례 역시 경계 요인이다.
대안으로 '몸통(토르소)' 기준을 쓰자는 제안도 나오지만, 혼잡한 박스 안에서 부심이 이를 즉각 판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IFAB가 곧바로 월드컵이나 프리미어리그에 적용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성공적인 시험을 거친다 해도 전면 도입은 빨라야 2028-2029시즌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결국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데이라이트 오프사이드는 해법일까. BBC의 결론은 신중하다. "지금으로선 답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VAR의 문제를 법 개정으로 덮는 것이 옳은지, 축구는 또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reccos23@osen.co.kr
